막 학업이 끝난지라 아무것도 없습니다.

졸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졸업 작품집에 제출할 것이 있었다고는 하나, 졸업 여건에 반영되는 일이 아니어서 학점만 충족시키면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썼냐면... 위에서는 열심히 따라했다고 했으나 전혀 베끼지 않고 썼습니다. 강의 중간에 나오는 과제만 열심히 베낀 것이었지 기말고사 대신으로 내야 하는 제 작품에는 오로지 제 실력만이 담겨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그 작품들은 점수를 많이 못 받았습니다. 이번 작처럼 처참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프롤로그로 6천자 이상을 쓰는 이상한 짓거리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퇴고한 것이 저것인데, 남의 프롤로그들을 참고해서 그나마 기워놓은 형식이라서 저것조차도 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끔씩 연재하다 보면 프롤로그와 다른 화들을 비교할 때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렇다면 6천자인 그 상태로 돌아가면 좋을까, 라고 생각해도 서사 구축 자체는 되어있으나 설득력 있는 서사는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저는 장점이 없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질문이면 애초에 안 하죠. 나는 당신에게 왜 글을 쓰는지 묻는 거에요.

...천명에 대한 반항입니다. 신은 그저 주인공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나 정작 주인공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어떻게든 모든 것을 알려고 발버둥치는 그런 내용입니다.

60권 이상은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