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아내의 기일.


우리 가족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방에서 죽은 아내를 떠올리며 홀로 슬픔을 지새우고 있을 때.

누군가 뒤에서 날 끌어안았다.


"으이그 이 바보야. 혼자 울고 참 잘하는 짓이다. 내가 말했지. 나 죽으면 딴 여자랑 재혼하라고."


연애 때와 같은 장난스러운 목소리.

분명 아내의 목소리였다.


"여, 여보?"


있을 수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무슨 조선시대 과부도 아니고, 사내대장부가 정조를 지켜?"


나를 힐난하는 아내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들어있었다.


"우리 꼬물이도 잘 있었나 볼까?"


물컹.

갑자기 하반신으로 들어오는 손에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자기 그동안 많이 힘들었잖아. 오늘은 하고 싶은 거 다 해줄게."


연애 때와 같은 고혹스러운 음성에 나는 그만...



*



정신을 차려보니 다음 날 아침이었다. 

방문을 열자 된장국이 보글보글 끓는 냄새가 풍겨나왔다.


아, 아내가 살아돌아왔구나. 

어젯밤은 정말 꿈이 아니었구나.


나는 부엌에서 조리하고 있는 아내의 몸을 꽈악 끌어안았다.


아내의 몸은 연애 때와 똑같았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했다.

슬그머니 손이 가슴께를 주무르려던 찰나.


"아, 아빠? 왜 이래 갑자기?"


딸의 당황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 여보?"

"여보 아니고 아빠 딸 연지거든? 회사 늦겠다. 빨랑 먹고 가."


나는 그 때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딸아이의 등쌀에 못 이겨 나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회사에 출근해야만 했다.



*



그날 밤.


나는 아내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낮 시간 동안은 딸의 자아가, 밤 시간 동안은 아내의 자아가 번갈아가며 공존한다고 한다.


"미안해. 자기를 보려면 이 방법 밖에는 없었어."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아내 앞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기현상을 받아들였다.


"대신 연지한테는 비밀이야. 알지?"

"응."


그렇게 우리 셋의 기묘한 동거가 이어졌다.


그날도 어느 때와 같이  딸아이가 내 출근을 배웅하는데.

두고 온 물건이 있어 다시 집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딸아이의 방 안에서 이상한 목소리를 들었다.


"아빠 어제는 엄청 격렬했지…♥ 오늘은 어떤 플레이가 좋으려나?"


나는 동상처럼 굳은 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그날 밤.

나는 평소보다 격렬하게 아내와 사랑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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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문 제한이 없어서 써봤는데, 이정도면 거의 프롤로그 급인듯? ㅋㅋ
1200자 지지만 소개문임.


암튼 소개문이라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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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목은 딱 20자 나왔고, 씬 비스무리한게 나오긴 하는데 직접 묘사는 안나오니까 야설도 아니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