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읽어봤습니다.
저도 딱히 마이너한 소재라곤 느끼지 못했습니다.
소재가 아니라 다른 부분들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일단 커뮤니티색을 싹 빼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특히 젖보똥 이거 다 쳐내는 게 좋아보여요.
이 단어는 특정 남초 커뮤니티에서만 쓰이는 단어로, 다른 곳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단어입니다.
즉 내수용이라는 뜻이죠.
심지어 의미도 어감도 천박하기 그지 없는 단어라 이거 보자마자 읽어볼 생각도 안 하고 빠져나간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소설 설명 보자마자 별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그리고 할카스, 남캐를 자지라고 부르는 것 또한 특정 커뮤니티에서만 쓰이는 말로 일부의 사람만 이해할 수 있고 그 외의 사람들은 불쾌하게 받아들일 여지가 높은 단어입니다.
당장 이런 단어들을 밖에서, 혹은 가족에게 말했을 때 돌아올 반응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아는 사람들은 웃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꺼릴 거에요.
군침 싹 도네, ~는 무적이고 ~는 신이다 같은 드립은 비교적 알려져 있는 드립이고 유쾌한 내용인 만큼 거부감을 거의 없지만, 그 외의 섹드립은 대부분 불쾌하게 보일 겁니다.
그리고 이런 단어를 쓸 거면 적어도 15세 이용가로 하셔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면 19세 달고 천박 태그 넣어서 쓰던가요.
일단 전연령 달고 쓸만한 단어는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너무 노골적인 단어들이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이 작품과 거의 일치하는 주제를 가진 소설이 이미 있잖아요.
[6성 가챠 캐릭터가 되었다] 이거요.
거의 모든 캐릭터는 여캐, 어쩌다 남캐.
썩 좋지 않은 민심.
등급이 나뉘어져 있는 캐릭터들.
근데 새롭게 나오는 캐릭터는 6성을 넘어 7성까지 키울 수 있는 캐릭터인데 남캐로 나왔다.
그래서 욕을 바가지로 했지만 주인공은 결국 게임을 접지 않고 돈을 썼다... 라는 내용이 겹치고 있죠.
사실 이런 설정을 가진 소설은 전에도 종종 있었습니다.
꼭 이런 느낌이 아니더라도 여캐 투성이 게임에 개사기 남캐로 빙의하는 내용이라면 그리 드물지도 않을 겁니다.
다만 [6성 가챠 캐릭터가 되었다] 에서는 주인공이 빙의한 지 10년이 지났다는 것과 빙의된 세계가 미래에 또 다른 게임이 되어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라는 내용을 넣어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보통은 그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빙의자가 NPC가 된 셈이죠.
그런 식의 클리셰 부수기를 이용해서 주인공의 강함을 다른 캐릭터들에게 어필하고, 반응을 끌어내는 식으로 먼치킨물의 재미를 잘 살렸어요.
하지만 본 작품에선 클리셰를 충분히 깨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빙의하고 시간이 좀 지난 상태에서 시작하는 건 좋지만, 충분한 빌드업 없이 스토리가 시작된 탓에 스토리를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의 성장이 어느정도 진행된 건지 가늠하기 어려워 먼치킨물의 재미를 살려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스토리는 계속 진행되는 탓에 캐릭터에 매력을 느낄 수도 없었습니다.
히로인은 어느정도 시간을 두고 등장해야 각 캐릭터의 매력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데, 소설의 도입부 부터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한 탓에 누가 누군지도 알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비중을 둘 필요가 없는 엑스트라 하나하나에게도 다 이름을 주고 고유 명사로 부르는 탓에 쓸데없이 분량이 늘어나는 경우도 제법 보입니다.
반토와 토마스는 굳이 이름으로 불러야 할 만큼 중요한 인물인가요? 아니면 한 번 등장하고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엑스트라인가요?
사람 이름이라는 게 자주 부르지 않으면 생각보다 외우기 어렵습니다.
비슷한 이름이 많다면 더더욱이요.
작가님은 일단 등장 인물의 수를 줄이는 게 좋아보입니다.
엑스트라들의 분량을 줄이는 대신 주인공 일행에게 분량을 더 투자해서 독자님들로 하여금 캐릭터와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좋아보입니다.
그런식으로 캐릭터들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한 다음에 다른 캐릭터들을 차근차근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젖보똥 꼭 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적하신 표현은, 소설의 영감을 얻은 게임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하던 용어라, 사용할 때는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확실히 커뮤니티 밖에서는 문제가 된다는 걸 멍청하게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클리셰에 관한 것도 즉흥적으로 떠오른 영감으로 쓰기 시작한 소설이라 아직 많이 미흡했나 봅니다.비슷한 주제를 가진 작품을 많이 읽어 보면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차별점을 만들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캐릭터에 관해서도 제가 아직 글을 쓰는 데에 많이 미숙해서 생기는 문제인 거 같습니다. 앞으로 많이 반성해서 고쳐봐야겠습니다.
감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