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핥지만 말고 감평을...

소재, 제목, 소개글. 문제점 잘 알고 계신듯해용. 가장 중요한 건 소재예용. 마이너한 소재로 인기를 얻기는 어려워용. 피폐 / 흥신소 / 어반 이 세 개가 너무 마이너하네용.

1화에서 충분한 기대감을 주기 어려울 때, 혹은 짧은 장면으로 임팩트 있는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을 때 프롤로그를 써용. 이 프롤로그는 장면이 꽤 흥미롭기는 하지만 소설의 핵심적인 기대감을 보여주지는 못 하는 것 같아용. 히집악을 생각해보세용. 떠나려고 하니까 덜컥 겁이 나서 빌런을 붙잡으려는 스타더스의 모습이에용. 제목 그대로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된’ 장면이죵? 핵심적인 재미를 담고 있어용.

주인공이 의문의 책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시작부터 주인공이 헤매면 독자도 같이 헤매게 되어 있어용…. 의문의 책을 만나는 게 아니라 뻔하게 읽고 있던 웹소설에 빙의하는 거였으면 이렇게 답답한 느낌도 없었을 거예용.
별의 색채에 대해 묻는 부분도 비슷한 감상이에용.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어용. 주인공도 모르니, 독자도 같이 몰라용. 이렇게 모르는 것 투성이면 흥미를 갖기가 어려워용.
길거리를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용. 잘 모르겠는 사람한테 흥미가 가나용? 잘 모르는 아저씨, 아줌마, 평범한 남녀 커플… 흥미가 갈까용? 흥미가 가면 이상한 거겠죵?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 사람을 본다면 어때용? 차력쇼를 하고 있는 근육남, 몸매를 부각하는 옷을 입은 여자 모델이라면 흥미가 가겠죵? 그거랑 마찬가지로 소설의 도입부에서는 ‘매력적인 정보’를 빠르게 던져줘야 해용. 이 소설은 비유하자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우뚝 서 있는 미소녀예용. 설정이 특이해서 예쁘긴 한데, 나한테 적극적으로 어필을 안 해용. 주변에 쭉쭉빵빵한 누나들이 자기 이름은 뭐고 취미는 뭐고 돈은 얼마나 있고… 이런 걸 막 설명해주고 있어서 눈에 띄기가 어려워용.

2화에서도 계속 주인공이 뭔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죵? 심지어 기억 상실 증세까지 있어용. 이러면 독자로서는 더더욱 답답해져용. 어차피 소설 초반부인데, 결국에는 적응하고 새로운 세계에서의 삶을 시작할 거잖아용? 독자도 다 알고 있어용. 그럼 그 부분은 조금 빠르게 넘어갈 수도 있는 거죵. 근데 주인공이 아무것도 모르니까, 거기에 기억 상실까지 걸려 버리니까 자꾸 스토리가 늘어지는 거예용.

갑자기 흥신소 들어가서 일한 지 후루룩 4일이 지나버렸어용. 이렇게 적응하는 과정을 스킵해 버릴 거면 초반에 늘어지도록 쓴 게 더더욱 의미가 없어져 버려용. 아무것도 모르는 주인공을 앞세우면 독자들이 주인공과 함께 판타지 세계를 배워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어용. 물론 쉽지 않은 연출이고, 답답하기만 할 가능성이 더 높아용. 그런데 이런 식으로 적응 장면을 스킵해 버리면 독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용. 어차피 스킵할 건데 지금까지는 뭘 한 거지…? 하는 생각이 드니까용.

기껏 만난 소월이도 뭘 잘 모른대용. 이 소설의 문제는 다들 잘 모른다는 거예용. 처음 온 여자는 알고 있는데 말을 안 하고, 주인공은 여기가 어디인지 전혀 모르고, 소월이도 잘 모른대용. 대체 이 소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인가용? 독자들은 누구의 말을 듣고 이 소설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을까용?

굳이굳이 또 다른 여자가 나와서 청소부에 대해 설명해줘야 하는 이유가 뭘까용? 한 화를 넘어갈 때마다 새 인물이 나오는 느낌이라 어지러워용. 소월이가 주인공의 길잡이 역할을 해줬어야 했을 것 같아용.
고양이를 먹으려고 흥신소까지 왔다는 게 좀 이상하네용. 이게 말이 되려면 이 도시에 고양이가 흔치 않아야 해용. 근데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무해서 개연성이 떨어져 보여용.

4화까지만 읽었어용.

가장 큰 문제는 제목이에용. 유입 보면 알겠지만, 이렇게 제목을 지으면 진짜 아무도 안 눌러용. 마이너 소재를 선택하는 것까지는 그러려니 하겠지만, 제목은 여지가 없이 타협해야만 하는 부분이에용. 히트작들의 문장 구조를 참고하고, 내 작품의 핵심을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제목으로 선정하세용. 포인트는 ‘핵심을 표현하는 것’이에용. ‘빌어 처먹을 도시일기’도 이 소설을 한 줄로 나타낸 제목이지만, 핵심적이지는 않아용. 다른 어반 판타지에 붙여도 될 법한 제목이잖아용? 그러니까 반드시 꼭 이 소설의 제목이 되어야만 하는 문장을 떠올려 보세용.

유입이 적은 걸 감안해도 연독이 좋지 않아용. 상기한 내용들 때문이에용. 사실 가장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남들이랑 비슷한 설정으로 쓰는 거예용. 그게 가장 실력이 빨리 늘어용. 그렇게 못 하겠으면 몇 번 더 들이박아 보세용. 대신 ‘왜 난 안 되지….’ 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용. 마이너한 소재로 소설 공부도 많이 안 하고 멋대로 쓰면 원래 다 망해용. 그게 흥하는 게 미친 거예용.
1화 마지막 연출은 아주 좋았어용. 고양이를 찾아 월세를 낸다는 부분도 귀여워서 재밌었어용. 아무쪼록 건필하시길 바라용.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