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엌 참독 주인공... 함 읽으러 가보겠읍니다

표지를 바꿔보시는 건 어떨까요? 노퍄는 예쁘고 빵!한 미소녀 표지가 잘 먹히는 구조라

5화까지 읽었습니다. 

일단 나데나데부터 들어가죠. 
문체가 엄청 읽기 편해요. 후루룩 읽었네요.
가벼운 게임 판타지 감성도 마음에 들었고, 오타나 비문이 눈에 많이 띄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나름 소설에 노력을 기울이신 티가 납니다.
전 재밌게 읽었어요.


하지만 작가로서 본다면,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네요.

단도직입적으로 제가 느낀 5가지 문제점을 짚어드리겠습니다.

감평이 다 그렇지만, 제 말이 절대적인 건 아니고 그저 제 의견일 뿐이니
작가님께서 생각해보시고 수용 등을 결정지어보시면 되겠습니다.


1. 이야기에 특별함이 없습니다.

제가 5화까지 읽으며 느낀 이 소설의 아이덴티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품 에디션 게임, 즉 복돌 게임에 빙의한 주인공이 구르면서 성장하는 소설.

주인공에 대한 특별함도, 이야기의 특별함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특이한 소재는 이 게임이 '복돌 게임'이라는 건데, 적어도 5화까진 그걸 사용한 소재가 드러나지 않았고. 
5화까지 이 소설만의 특별함을 보여주지 못한 시점에서 단 5화만에 연독률이 1/3이 된 건 필연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런 소설을 쓰고 싶은 욕구가 있으신 거라면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웹소설에서 주인공은 특별해야 합니다. 그놈의 회빙환이 넘치는 것도, 그 특별함을 부여하기 쉬워서고요.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게임 초견. 딱히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 그냥 일반인.
이입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긴 한데… 이입 이전에 독자님들이 아 이거 재밌다 라고 느낄 점이 너무 없네요.

씹덕라노벨이긴 하지만, '이 세계가 게임이란 사실은 나만이 알고 있다'라는 소설처럼
주인공이 복돌 게임 특유의 버그를 이용한다거나, 아니면 뭔가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주인공에게 특별함이 가미됐으면 더 재밌는, '맛있는' 소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제목이 너무 마이너해요

제목에서 주인공이나 서사에 대한 기대감을 부여할 수 있으면 최고입니다만, 작가님 소설의 제목에선 무엇 하나 쉽사리 유추할 수 없습니다.

다른 작가님 소설이긴 하지만, 좋은 예시를 들어보자면
'아카데미 버그로 꿀 빠는 삼류악역' 이라는 소설이 있거든요
제목만 보고 딱 소설 전체에 대한 감이 오죠? 주인공은 삼류 악역에 빙의했겠고. 그 게임은 버그투성이 ㅈ망겜이겠고. 주인공은 그 버그를 역으로 이용해 꿀 빨고.

웹소설을 처음 써보는, 기성이 아니라 이름값 없는 작가님들께 좋은 제목이란 이런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제목만 보고도 '어 이런 소설인가? 맛있겠네?' 싶어지는 제목이요.

이건 저도 잘 못 짓는 편이라 그만 줄이겠습니다만, 한번 다른 유명 소설들 제목을 보며 연구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3. 전투씬이 너무 맥빠져요

정확히는 효과음이나 대사가 너무 많아서, 현실감과 속도감을 주기보단 '이게 뭐고…?'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어도 저한텐.

텅!
낡은 방패 위로 곤봉이 내리꽂혔다.
쩌억.
낡은 손도끼는 놈의 정수리를 반으로 쪼개어 들어갔다.
빠악
내 등 뒤에 서 있던 녀석의 곤봉이 왼쪽 어깨를 때렸다.

뭐라 해야하나… TRPG 같은 데서 나오는 게임 텍스트를 읽는 느낌?
이것도 나름의 맛이 없는 건 아니겠습니다만, 적어도 제겐 좀 너무 띄엄띄엄이란 느낌이 있었네요.

이것도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니 이만 줄이겠습니다.


4. 애초에 전투씬을 초반 4화 내내 쓸 필요가 있었을까…요…?

웹소설에서 초반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주인공이 어떤 인물이라는 걸 전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작가님께서 주인공을 냅다 전투 상황에 던진 점은 훌륭해요. 
일단 주인공을 사건에 던지고, 이런저런 설명들을 쪼개어 넣으며 초반 몰입도를 올리는 건 수많은 팁글에서 권장하는 사항이니까요.

그런데 작가님은 전투씬에 매몰되어, 이 소설 자체의 고유 설정이나 매력 같은 걸 전달하는 데 조금 소홀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5화까지 보고 느낀 건 그냥 아 이 게임 몹 잡으면 레벨업 하는구나. 퀘스트가 있구나 이거 두 개 뿐이었거든요.

차라리 전투씬을 짧게 쳐내고 다른 서사로 빨리 들어가는 게 좋았을 것 같은데. 별 소득 없이 전투가 너무 늘어진 건 조금 맥빠지네요.

일단 써버린 거 어쩔 수 없으니, 이것도 이만 줄이겠습니다.


5. 벽돌은 깨시는 편이 좋다 생각합니다.

문장 하나를 예로 들죠.

녹이 슬어 날이 붉게 물든, 내려찍어서 죽지 않은 적은 파상풍의 도트딜으로 죽여달라 비명을 지를 것 같은 손도끼와 대대손손 3대 정도는 물려 쓴 것으로 보이는 찌그러지고 가죽은 헤어진 나무 방패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녀석은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작가님은 이 대사를 입으로 읽으며 숨이 차시나요? 단숨에 읽으실 수 있나요?
그게 안 되는 문장은, 웹소설에서 소위 '벽돌'이라고 합니다. 긴 문장을 혐오하다시피 하는 웹소설에선 기피되는 방식이죠.

당장 저 문장만 해도 극단적으로 묘사를 줄인다면
'허접한 장비들과 날 번갈아 보던 녀석이 짧은 감탄사를 터트렸다.' 
정도로 축약해 쓸 수 있거든요. 
묘사가 세세한 문장이 나쁜 건 아닌데, 주인공 허접 장비 묘사 보고 싶어하는 독자님들은 많지 않고요.

벽돌을 써야 할 땐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문장에 힘을 줄 부분과 적당히 힘을 뺄 부분의 구분이 아직 미숙하신 것 같아요.

퇴고하시며 내가 이 문장에 힘을 줘야 할까?를 한 번 중점적으로 생각해보시는 것과,
문장에 담고자 하는 정보가 너무 과잉되진 않았는질 되짚어보시면
벽돌 깨기에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 사료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