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했다.
근처를 둘러싼 환한배경에 나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다.
분명 밤이었는데도,
주변이 온통 불바다로 뒤덮여있었고,
전혀 저녁으로 보이지 않았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고함 소리에,
희미해져 가던 의식도 이따금씩 돌아왔다.
생과 사를 몇 번이고 넘나들며
죽음에 기로에 놓여 있었다.
살짝만 눈을 감아도,
영원히 깨지 않을 꿈에 잠기는 느낌.
정신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하면, 몸이라고 무성할까.
정신만큼은 아니어도,
다를 바 없는 차악이었다.
물을 마신 지 오래되어 목엔 건조함과 인후통만 서려 있었고,
배에는 그저께 먹었던 잡탕이
이미 모두 소화되어 허기만 남았다.
머리는 감은 지 오래되어 푸석푸석했으며,
눈동자는 생기를 잃고 빛을 바랬다.
의식이 돌아온 지 채 되지도 않았지만,
난 단번에 현실을 직시하였다.
나를 향한 원망과 증오와 분노.
한때 찬란한 '왕'이었지만, 제국 최악의 반역자.
그것이 지금 내 신분.
하늘을 떠받들던 왕관은 무너지고,
남은 건 몰락한 가문과 이름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목을 조여매는 단두대에 기대
그저 일분 일초를 연명할 따름이었다.
마치 은화 한 잎이라도 애원하는 거지처럼.
아주 구질구질하게.
내 안위를 살피고 있는 그때,
내 사형을 알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럼 지금부터 제국 최악의 반역자,
히로 어비스의 처형식을 시작하겠다."
"""!!!!!!"""
처형을 알리는 통보와 함께,
곳곳에선 저를 향한 다양한 반응이 튀어나왔다.
우선 욕지거리를 내뱉는 사람.
"잘 됐다, 이참에 너도 니 애비 곁으로 꺼져라!"
"이 국가 최대의 원수녀석, 드디어 뒤지는구나!!"
제국의 심판이 찬사를 보내는 사람.
"그래, 이게 법일 터다.
나쁜 놈들은 저울대에 올려 심판하는 거다!!"
다양한 반응이 오갔지만,
집행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연설을 진행한다.
"그럼 이어 진행하겠다.
히로 어비스, 이하 어비스는
7월 16일 새벽 4시 경 광장 한 가운데서 민간인을 폭행,
이에 그치지 않고 형사들을 폭행하고 대중을 기만한 죄,
나라에 반역하여 음모를 꾸민 죄,
도주와 범인은닉의 죄, 공무집행 방해죄, 상해와 폭행죄,
사기와 공갈죄 등 이하 12개의 위중한 형법을 위반하였다.
이에 흉악범 히로 어비스에게,
... 사형을 선고하는 바이다."
"...... 사형은 지금, 즉시, 이 자리에서 진행하도록 한다."
아아,
정말 제국 최악의 반역자에게 걸맞는 최후구나.
단지, 죽기 전에 바라는 게 하나 있다면.
ㅡ다음 생에서는,
내 기필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것이다.
-끼이익-!!
-쾅!!
그렇게 나는 분노한 국민들의 화풀이가 되어 사라졌다.
......그래야 맞는 거잖아.
근데 어째서?!!!
"왜 살아있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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