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서 등장인물을 투입한다면 목적성을 띄게 됩니다.
주인공의 능력을 돋보이든, 과거와 얽혀있든, 소망이나 애착의 관계이든. 등장인물은 주인공을 띄워주거나 억압하는 위치로 소요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프롤로그에서 첫 등장한 여자 알바생은 어떠한 언질도 없습니다. 주인공의 목적에 연관성도 없었고, 이름도 안 나온 존재. 엑스트라 입니다.

소설의 가장 중요한 서문에서 그들은 '무의미한' 대화를 합니다. 주인공의 목적, 꿈에 대한 이야기 대신 잡다한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주인공은 여자 알바생의 부탁에 박스를 치워주다가 억 하고 죽습니다.
이는 비극적이고 허무한 서사입니다만, 웹소설은 순수 문학이 아닙니다.

우리가 프롤로그에서 일으켜야 할 것은 후킹. 독자를 흡입시키는 갈고리. 기대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물론 작은 일상 속에서 일어난 갑작스런 죽음은 감정을 배가시키는 장치가 될테지요.
하지만 이 감정을 뒷받침할 다음 전개가 없습니다. 이세계로 전생한 뒤엔 무얼 찾을까요. 어떤 상실을 겪고, 어떤 소망을 실현시키려고 하나요? 

프롤로그에선 그 감정이, 그의 목표가, 그걸 실현시킬 수 있는 주인공만의 강점. 힘, 능력이 표현되어야 합니다. 이 소설이 이런 소설이고, 이런 전개를 펼칠 것이며,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안내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본문의 프롤로그는 그 것이 미약하게 느껴집니다. 결국 독자는 의문만 가득한 체 다음 버튼을 누르게 될 것이고, 이게 명확함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탈은 가속화됩니다.

그걸 붙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인공이 드러내는 허무함의 연장 선상, 이후에 1화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폭발을 프롤로그로 옮겨오면 됩니다. 아니면 여러 부분을 쳐내며 사건을 더 빠르게 전개 시키세요.

물론 허무와 권태가 이 장면을 위한 빌드업이란 걸 작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는 당장 폰 안에, 화면에 담긴 한 페이지를 읽으며 따라가는 존재입니다. 기왕 터트린다면 이 감정을 늘릴 필요가 없습니다. 
더욱 빠르게 해보세요. 인물의 급격한 변화는 그를 살아 숨쉬게 하고 독자를 잡아채게 만듭니다. 

독자가 이 이야기를 따라가야할 이유를 보여주란 말입니다. 많은 작가들이 소설의 하일라이트를 프롤로그에 배치 시키듯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