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제목도 구상도 덜 되었지만 한 번이라도 써보고 싶어서 올립니당..

회초리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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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랑 -


 그나마 형태가 남아있던 건물에 들어가자 둔탁한 종소리가 닦달했다. 왜 이제 왔느냐, 늦지 않았냐며 제 고막에 직접 소리치는 듯했다.


 건물에 들어선 사내, 교단의 젊은 사제는 깊게 침음했다. 교단의 숙적, 망령의 왕은 그가 지나갈 자리에 있는 모든 생명을 사자(死者)로 전락시켜 풀 한 포기도 남기지 않는다 들었다. 결국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생명의 잔해만이 남아있다 하였는데, 어찌하여.


 제 주신에게 자비를 청하며 사제는 제 앞의 모녀에게 다가갔다. 안타까운 참상에 건넬 말을 찾지 못하여, 그리고 제 애꿏은 주신에게 원망을 보내며 사제는 침묵했다.


 "이 아이에게 영원한 안식을 이겨낼 소망을..."


 어렵사리 아이에게 건네는 최대한의 위로이자 그 어미에 대한 사망 선고. 죽은 어미는 좋은 곳으로 갈 것이다, 그러니 절망하지 말라, 네게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어린 소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뜻이 함축된 문장이었으나 소녀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맑은 밤하늘의 별들이 반짝였다. 인간이 품은 소망이란 그런 것이기에, 위대한 별들은 그 덧없는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지켜볼 뿐이다. 일찍 제 둥지를 잃은 소녀를 위해 다만 작은 빛이 스며들 뿐이다.


 - 망령의 왕을 찾아내.


 세상을 떠도는 망령들의 일그러진 원념을 덧없는 소망으로 비추어 또한 따스하게.


 제 어미의 유언을 이루기 위해 소녀는 망령에게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