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tsfiction/98354074
딴챈에서 본 글인데 이거 관련해서 생각정리겸 팁 카테고리로 남겨두면 좋을것 같아서 써봄.

(편하게 음슴체로 쓰겠음.)



주인공과 주변인물은 작품에서 드러나는 행적(과거사), 행동, 성격, 말투 등의 정보가 어우러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됨.

당연히 그 이미지에 따라 독자들이 느끼는 호감도는 천차만별로 달라짐.

그래서 호감도 상승 혹은 하락에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정리를 해보려고 함.



1.행동의 당위성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캐릭터의 과거사가 제시되고
"나라도 비슷하게 타락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경우.

대표적으로 조커가 있음.

그는 사회에서 버림받았고, 어느 누구에도 사랑은 커녕 제대로 된 관심조차 받지 못했는데 순간의 울컥임으로 저지른 살인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음.
사람들이 열광하는 자는 본인 자체인 아서가 아니라 상징화된 외면인 조커이긴 하지만, 나중엔 아서 스스로가 살인자이자 빈민층의 반란을 상징하는 조커로써 존재하길 선택한 이유가 설명이 되는거지.

독자 입장에선 분명 악역이지만, 엄청 싫지는 않은 존재가 되는거야.


2.외모

소설의 경우는 삽화가 따로 제시되더리도 메인은 활자이기 때문에 이건 안통할 가능성이 높음.
하지만 웹툰, 영화나 드라마같은 시각매체라면 이야기가 달라짐.

실제로 인간은 눈에 보이는 외모의 영향을 꽤 심하게 받음.
예외도 분명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외이고 대부분은 외모를 중시함.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음.
앞에 있는 여자 입을 닦아주는 남자가 파오후인 경우와 미남인 경우의 차이를 상상해보면 됨.

파오후면 미친 성범죄자가 되겠지만
미남이면 유혹이 되겠지.

따라서 같은 행동이라도 외모에 따라 느끼는 호감도가 다르고 같은 외모에서도 개인취향에 따라 또 호감도가 갈림.

여성향 웹툰에서 스토리가 쪼오끔 어색해도 지적의견이 없거나 묻히는 이유가 뭐겠음?
여성향은 일단 이쁘장하게 그리는게 기본이니까.. ㅋㅋ


3.악행이라도 심리적인 선은 넘지 않을 경우.

도덕적인 선이 아니라 심리적인 선임.
단순하게 "이건 좀 심하지 않나?"가 심리적 선을 넘은 것.
계기에 비해 행동이 과하면 호감도가 하락함.

같은 행동이라도 계기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4.주인공과 충돌할 경우

좀비영화보면 꼭 막 악역까진 아닌데 이상한 생각을 고수해서 암덩이를 유발하는 캐릭터들이 있잖음.

딱 그런 케이스.

주인공과 대놓고 대치하는 악역뿐만 아니라 주인공 측에 있으면서도 의견 차이로 인한 충돌이 발생하는 인물임.

대개 주인공은 독자가 '몰입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주인공과 싸운다면 일단 독자의 내면에선 '적'이 됨.

몰입하는 순간 주인공의 행동이 곧 난데, 내가 하려는걸 방해하면 그게 적이지 뭐겠어.
바로 호감도 하락.

하지만 이건 주인공의 의견이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기저에 두고 있으며, 동시에 의견출동을 하는 상대방의 논리에 구멍이 있을 경우에 한에서임.

경우의 수를 좀 나눠보면

1)주인공 타당 & 상대 논리부족
이건 위에 설명한 경우.

2)주인공 타당 & 상대 타당
이건 호감도에 영향을 주지 않음. 주더라도 크지 않음.
맞는말 하는데 어떻게 하겠어.
이 경우엔 제 3자를 등장시키거나 상황 자체를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설계하면 그냥 넘어가짐.

3)주인공 논리부족 & 상대 타당
이건 반대로 호감도 상승 이벤트.
주인공이 고구마라면 상대가 그걸 조목조목 비판했을때 독자는 역으로 상대에게 몰입해서 주인공에게 비난하는 것을 즐김.
이것으로 주인공이 똑똑하게 행동하는 계기가 된다?
히로인이라면 바로 정실취급 받는거임. ㅇㅇ

4)주인공 논리부족 & 상대 논리부족
개판.
호감도니 뭐니 따질때가 아님. 상황수습 에피소드가 시급할걸?








대충 이정도로 적어봤음.
난 머릿속에서 이정도밖에 못꺼내겠어.
끄집어낼거 없어서 내용 삼천포로 빠지려 하길래 급하게 끊음.

글이 길어졌는데, 일단 해두고싶은 말은 호감도는 복합적인 인상이라는 점임.
여러 부분을 세세하게 다듬지 않으면 머릿속 이미지가 잘 구현이 안되는 경우가 많을거임. 훈련을 위해 인상을 파악하는 통찰력을 길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하지만 이런 요소를 제대로 다룰줄만 안다면 창작의 재미를 배가시키겠지.

비호감캐 악역을 호감캐 주인공이 무찌르면? 사이다물.

비호감캐 주인공이 호감캐로 변해간다면? 성장물, 갱생물.

비호감캐 주인공이 깽판치고 다니면? 피카레스크물.




무조건 호감캐를 만들라는 게 아님.
호감캐를 만들어 호응을 사거나 비호감캐를 설정하고 퇴장시켜서 사이다를 만들수도 있음. 이건 작가 마음이지.
동시에 독자의 니즈파악도 필요하고.

예를들어 태그에 악역물이나 피카레스크가 있다면 독자는 도덕적 선으로 줄넘기를 조지는 비호감캐 주인공을 즐기러 온거니까.









폰으로 써서 그런지 뭔가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음. 같은얘기 반복한 느낌도 들고.

여기서 끝내기 전에 한가지 당부해둘건 난 심리학 박사가 아님.
엄청난 대작가도 아니며 내 주장이 정답이라는 근거조차 댈 수 없음.

이 글은 그저 '내가 느꼈던' 호감도의 변화가 체감되던 경우를 나열한 글임.

이런 종류의, 특히 이것처럼 호감도같이 심리를 다루는 정보는 절대 혼자서 결론지을 수 없음.


그래서 조심스레 제안해보겠는데, 시간여유만 된다면 이 글의 댓글로 나처럼 [주관적으로 느낀 호감도 상승or하락의 순간] 을 적어줬으면 좋겠음.

다음에 이 글을 보는 누군가에게도 추가적인 도움이 될 수 있고, 본인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함.



쓸데없이 못쓴 더럽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잘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