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평탭으로 수정해주셔야대요~

가볍게 읽어봤습니다.
소재 자체는 꽤 신선했고, 분량도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몇 가지 문제점도 보였습니다.
꼽아보자면
1. 소재를 살리지 못하는 전개
2. 과도한 고유명사
3. 어색한 시점
4. 어울리지 않는 단어 선정
이 정도가 가장 눈에 띄네요.

우선 전개입니다.
소재 자체는 꽤 참신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주인공은 연출가로써 초월자들을 위한 쇼를 펼치는 입장입니다.
그 때문에 필연적으로 주인공은 연출하는 세상의 주인공과 적대하게 되는 것이 포인트가 되겠네요.
문제는 이 부분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스토리의 주연이 연출가인 주인공과 용사이다보니 초월자라던가 다른 세계라던가 하는 내용은 거의 배제된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세계의 연출가라는 주인공의 특색이 팍 죽어버립니다.
세계의 연출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면 어떻게 된다던가, 실패하면 어떻게 된다던가 하는 내용을 보면 지금 에피소드는 그저 거쳐가는 상황일 뿐, 다양한 에피소드를 거쳐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줄거란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조금 지나면 거의 등장하지도 않고 용사의 이야기만 주구장창 나옵니다.
당연히 주인공은 매력을 어필하지도, 개연성을 확보하지도 못한 채 덩그러니 서있기만 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인공의 서사가 너무 부족해요.
솔직히 지금 소설에서 주인공을 그냥 엑스트라로 빼버려도 전개 상 아무런 지장이 없을 거에요.
그냥 그런 인물들이 암약하고 있다, 이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의 활약만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주인공 1인칭 시점을 더 늘리고, 주인공의 감정 묘사 및 과거에 대한 복선 등을 충분히 깔아두는 게 좋아보입니다.

두 번째는 과도한 고유 명사.
캐릭터들의 이름이 너무 많아요.
짧은 것도 아니고 3~4글자씩 되는 인물이 처음부터 계속 나타나고, 심지어 어감조차 썩 좋지 못합니다.
독자가 그 인물들의 이름을 꼭 알아야만 하나요?
또, 그들의 과거를 꼭 알아야만 하나요?
필요 이상의 정보는 몰입을 방해할 뿐입니다.
적어도 이러한 정보를 제공할 때 등장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그냥 작가 시점에서 툭 던져주듯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로렌스가 왕가의 직속 군단의 전투마법사, 워메이지라는 정보를 제공할 때 등장 인물들의 개입이 있었나요?
아니면 그냥 작가가 정보를 제공했나요?
이런 정보는 해당 세계관에 대해 잘 모르는 캐릭터가 이에 호기심을 가져 질문을 던지고, 그에 종자 혹은 동료가 대신 알려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런 것들은 사소해보이지만 은근 몰입에 큰 영향을 주는 대목입니다.
이 세계관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가 마찬가지로 세계관에 대해 잘 모르는 인물에 공감할 수 있거든요.

세 번째는 어색한 시점.
거의 모든 스토리가 3인칭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개개인의 감정 묘사가 희박하니 서사는 점점 옅어지고, 초반부터 많은 인물들이 엷은 캐릭터성을 가지고 자기 할 말만 조금 던지고 멀어지고를 반복하다보니 보는 입장에서 피곤합니다.
독자가 가장 몰입해야할 주인공의 시점조차 이런 식이니 주인공의 입지가 위태로워집니다.
주인공 시점 위주로 스토리를 진행하며 독자로 하여금 해당 인물에 몰입하게 하고, 그외의 인물은 가끔 나오는 식으로 진행해야 적당한 분량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독자는 주인공과 가까운 인물이면 모를까 그냥 동네 시민 1의 마음은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다른 시점을 보여주고 싶다면, 그 내용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전개를 보여주세요.

네 번째는 사용된 단어들입니다.
우선 전 이 소설을 일본 소설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라 느꼈습니다.
오크 때문이었어요.
오크는 가장 널리 알려진 판타지 종족 중 하나지만, 각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됩니다.
서양에서 워해머나 워크래프트 등에서 나오는 오크들은 녹색 피부에 투쟁을 좋아하며 r발음이 섞인, 특색있는 발음과 짐승의 그르렁 대는 소리 등을 내곤 합니다.
한국에서 오크는 흔히 취이익거리는, 콧김 새는 소리를 내는 오크가 유명할 거에요. 
그리고 뀌이익 거리며 돼지 울음 소리를 내는 오크는 일본에서 흔하게 나오는 오크입니다.
그 외에도 용사나 성녀가 등장하고, 마왕을 타도하기 위해 용사를 소환했다는 소재도 일본 라노벨에서 굉장히 자주 나오는 레파토리기 때문에 저는 이 소설이 일본 서브컬쳐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나 그 주변 인물은 철저히 한국 이름.
최근 웹소설 등에서 자주 나오는 비교적 세련되 보이는 그런 이름도 아니고 지수, 민수 같은 교과서 같은 데서나 자주 나오는 밋밋한 이름입니다.
여기에 세계관은 중세 판타지...
일본풍 서양 중세판타지 주인공 김민수라니.
쉽사리 매치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그냥 순수하게 몰입이 안돼요.
잘 엮다보면 나중엔 재미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초반엔 그럴 일이 없을 거에요.
이것들 말고도 그냥 단어 선정 자체가 어색한 부분이 제법 보입니다.
1화를 천천히 한번 읽어보시면 느낌이 오실 거에요.
그 문장을 소리내어 읽었을 때 직관적으로 느낌이 딱 오는가? 이걸 보시면 됩니다.

소재 자체는 꽤 신박하고 세계관 정립도 어느정도 해두신 듯 하니, 주인공을 필두로 캐릭터 위주 전개로 나아가시면 보다 나아질 것 같습니다.
천천히 캐릭터들 위주로 전개를 이어가고, 세계관에 대한 설명은 곁다리로 껴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끔 하시면 될 겁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