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왜쓰는지 알겠다. 무슨 심경인지도 잘 모르겠다. 마음은 무겁다. 감정을 모르겠다. 약을 더먹어야하나? 나는 내가 우울증이라고는 단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우울증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운좋게 염색체에 Y가섞인 찌질이들이나 걸리는거다. 약간의 수면부족과 어설픈 인간관계때문에 겪는 사소하고 누구나 겪는 스트레스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고3들이 한참 공부할때다. 공부의 ㄱ도 모르는 애들도 갑작스레 공부를 시작한다. 타의든, 자의든 그렇다.

그런 심경으로 주변에서 하나둘 공부를 하면 나는 휘말리기 쉽상이다. 나는 귀가 너무 얇다. 팔랑귀이다. 주변에서 받는 영향은 크고, 줏대없다. 언젠가부터 내가 줏대없다는 틀에 나 스스로를 끼워넣어 박아버린거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내가 느끼는 내 일부의 속성은 줏대없음이다. 


아무튼, 내 감정은 지금 너무나도 무겁다. 그 근본은 너무나 복합적이다. 원래대로라면 분노해야할 내 자신이 세인드 니미랄 육시럴 약때문에 강제적으로 억눌리는걸지도 모르겠다.


하나하나 분석해보자. 나는 고3이다. 나는 공부를 해야한다. 나는 핸드폰을 그만보아야한다. 나는 인생을 소홀히하여서는 안된다. 마음에들지 않는 국어 수업에 대해 불평할바에야 차라리 뭐라도 얻어가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해야하지만 그러지 않고있다. 내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않는다. 해결하는 방법은 모르겠다. 강한척을 해야한다. 쎄보이고싶다. 유명해지고싶다. 펑너자 계정의 팔로워가 한국에서 5억명정도, 전세계에선 927억명정도가 날 팔로우 해줬으면 좋겠다. 맞팔은 이쁜이들만.


불안한 감정으로 무언가를 써내고 나를 구성하는걸 표현해봤자 나는 불완전하다. 왜냐하면 언어는 불완전해서이다. 진리에대한 물음에 언어는 그 어떤 대답도 못한다. 다만 그 대답을 할수없다는걸 대답할수는 있다. 이 말은 개소리이다. 어쩌면 협잡이다. 확실한건, 어줍잖게 어디선가 들은말을 왜곡해서 내맘대로 써낸거다. 나는 아는게 없다. 아는게 없다는걸 안다는걸 칭찬하는 플라톤인지, 아리스토텔레스인지, 윗집에 전담빠는 고딩 똘추놈의 말인지, 하여간 말도 이제는 지겹다. 


나는 모든분야에서 앎이 얕다. 어느한곳에 매우 깊이 탐구하고 그것이 내거이고,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나만이 성취한것이 있으면 좋겠다고만 느꼈다. 쉽게 말하겠다. 개 지존 박사학위가 갖고싶다. 물론 나는 게으르다. 수능도 공부안하고 전과목을 다 만점받고싶으며, 논문한편없이 박사가되고 교수가 되었으면 좋겠고, 가만히 있어도 여자가꼬이고, 돈이 저절로 생기고, 내가 조금만이라도 움직이면 세상이 나에게 대단한 관심을 줬으면좋겠고, 모두가 나에게 관심을 줬으면 좋겠고, 여자친구가 한 5억명은 있었으면 좋겠고, 남자친구도 한 열명정도 있으면 좋을거같다. 물론 그들은 나를 위해 돈을 바치고 충성해야한다. 


보시다싶이 나는 탐욕이 너무나도 크다. 정말 터무니없다. 내가 내 주둥이로 이런말을 하는것 조차 터무니없다. 나는 터무니없는 인간이다. 정말 터무니없는 인간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것만 좋아한다. 당연한 소리다. 이 등신새끼야. 나한테 한 말이다. 그니까, 좋아하는걸 너무 좋아한다. 만화라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을 몇십번을 한다. 체인소맨이 그렇다. 영화에선 아직 잘 모르겠다. 애니도 잘 모르겠다. 음악은 명확하다. 힙합에선 뉴웨이브레코즈의 음악을 수십, 수백, 수천번을 들어 작년 연말결산에서 권기백의 청취자중 상위 0.01%에 해당앴었다. 정확한 숫자인진 잘 모르겠고 내 알바도 아니다. 그 외에는 잘 모르겠다. 나는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한다. 다만 그 하나가 찾기 너무나도 어렵다. 


지금은 방황중이다. 또다시 수십수백 반복할 무언가를 찾아야지. 음악과 만화는 끝났고, 아마 다음는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무슨영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