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가느다란 은빛 머리카락

오늘 밤도 어김없이 

창문을 두드리고


빛나는 간판을 조명 삼아

낡디 낡은 보도블록을 무대 삼아

오늘도 밤도 어김없이

너와 한바탕 춤판을 벌인다


나는 지쳐 춤추기를 그만두고

너는 아쉬워하며 서쪽으로 돌아가면


남의 집 고약한 자명종이 울리고

아침이 창 밖에서 기다란 목을 주욱 내밀면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난 어디로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