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나를 보며 웃었지만,

거울 속의 나는 외로웠다.

언제나 같은 표정, 같은 자세,

말없는 대화, 오롯한 고독.


거울 속의 내가 보인다 해도,

내 안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왼손으로 거울을 만져보지만,

손끝에 닿는 건 차가운 유리 뿐.


거울이 아니었다면,

내 안의 나를 만나볼 순 있었을까.

하지만 이렇게 외롭고,

괴로운 사업에 몰두해야만 했다.


거울 속의 나와 나는 다르지만,

어쩌면 서로 닮았을지도 모른다.

그저 거울 속의 나를 근심하고,

진찰할 수 없는 이 팍씨만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