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눈은 열쇠구멍에 맞춰진지 오래요 문고리를 부여잡은 손에서 타르의 검고 어지러운 내음이 보일 듯 하오

창문은 가릴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 작디 작은 열쇠구멍으로 세상을 들여다 보오

시선을 두려워하면서도 시선 끝에 올라서길바라오(권력에 대한 이상하고 자기중심적인 욕구)

도로 위에 어지러이 늘어진 가로 1m 세로 0.8m 높이 2m 검은 직육면체는 공간 자체가 공허한 행태요

뚫린 눈구멍 하나에 충혈된 눈알 데록데록

타인의 부끄러운 알몸을 한 픽셀이라도 보려고 상자는 혈안이 되어있소

상자들의 왕이 되어 원형 감옥 수감실에 모든 적(정해질리가 없는 누군가요-감히 자신을 물려 하는 저급하고 벌레같은 자식들)을 빙 둘러 처넣고 눈을 멀게할 태양을 비추게 하고 절대 보이지 않을 어둠에 자기 몸뚱아리에 나있는 작고 벌름거리는 수백개의 숨구멍이나 수십개의 다각거리는 지네다리를 감추는 것이 인간의 꿈일것이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모든 곳을 보는 자의 뇌에 검고 어지러운 타르가 아래면부터 꼼꼼하게 덧칠될 것은 당연한 결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