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청명한 하늘 아래

분홍빛 얼굴을 당당하게 드러낸다

그런 매화를 강의가 끝나고

강의실을 나서며 

수백 개의 분홍빛 얼굴이

깨끗한 하늘의 기운을 받아

활딱 웃고 있는데

나는 왜 활짝 웃지 못할까

나는 왜 저 매화가 될 수 없을까

나는 왜 매화나무 끝에 

수백 개의 매화가 될 수 없을까

나도 저 분홍빛 얼굴 사이에 껴서

깨끗한 하늘 아래서 어울리고 싶다

저 분홍빛 얼굴 속에서

하하호호 웃고 싶다

하나님께서 꽃을 피워서

순수한 기쁨과 활기를 주는 시기가

스무 번째 봄일텐데

나도 스무 번째 봄을 

저 분홍빛 얼굴들과 같이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