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봄이 덜 되었나

아니면 바람이 꽃을 샘하는가

사늘한 공기가 조금은 거세게 흔들린다


한곳 두곳 서너 명씩 무리 지은 청년들

그럼에도 말없이 발걸음 소리가 크다


막차가 끊긴 지 오래되어 어떻게 가냐고

잠깐은 시끄럽게 서로 간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서 곧 적막으로 되돌아간다


택시들이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요즈음 장사가 안되는지 숫자가 적다

심야에 힘들게 나왔건만 사람이 없으면 슬플테다


택시 기사는 가끔씩 백미러를 들여다본다

기나긴 밤을 떼울 잠깐의 이야기가 없는가 고민해 본다


막차를 따라 모든 것이 끊어진다

쓸쓸함이 다리에 소름으로 타고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