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여

그대를 짓누르는, 위태하게 육중한 살로 한바탕 새파란 바다를 깔고 눕는 

고래 아래서 소리치는 법을 아는가


청년이여

검은 하늘 켜켜이 쌓인 구름 안에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앉아 이 놈 저 놈 호통치는 

보름달 아래서 소리치는 법을 아는가


청년이여

무성한 초목을 깔아뭉개고 칼날같이 모래폭풍을 몰아치며 내달리는 

소 떼 앞에서 소리치는 법을 아는가


청년이여 그대 입을 열어라 

가슴을 피고 어깨를 한껏 추겨세우고 성대를 울려라

대지가 무너지듯 발을 구르고 하늘을 밀어 올려라


청년이여 붉은 빛깔로 활활 타오르는 해를 손에 쥐고

어둠에게 한 마디 나지막이 외쳐라 

이것이 푸름이다, 이것이 청년이다, 이것이 젊음의 파수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