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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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시즈카가 말했다.


“정말… 이 ‘동굴’을 고대인들이 만들었다고? 난 이런 쪽에는 무지하지만… 벽도 바닥도 ‘사포’로 다듬은 것처럼 부드럽게 깎여 있다는 건 알 수 있어. 도저히 고대인들이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야. 대체 이 앞에 뭐가 있는 거지?”


“모르겠어… 외부에 전혀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비밀스럽지만, 동시에 두려워하는 물건이라니.”


잠시 후, 둘은 동굴의 돌과 전혀 다른 회색 돌로 만들어진 벽에 가로막혔다.


“막혔잖아?”


“아니야, 밑을 봐. 이건… ‘문’이야. ‘돌’로 만든 문.”


둘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문을 밀었다. 돌 문이 놀라울 정도로 가볍게, 돌이 긁히는 소리 없이 부드럽게 열리자 수백년 동안 갇혀 있던 스산한 공기가 둘을 스치고 복도 뒤로 사라졌다. 이제까지 두 사람이 걸은 복도와 달리 문 너머는 복도에서 반사된 빛을 제외하면 암흑이었다. 둘은 주머니의 휴대전화를 꺼내 손전등을 비췄다. 매끄럽게 깎인 돌들로 이루어진 방에 발을 들이자, 이제까지는 전혀 울리지 않던 소리가 방에 울려 퍼졌다. 시즈카가 말했다.


“방금까지 걷던 복도에선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여기선 소리가 울리고 있어.”


유키카게는 벽을 손으로 만졌다. 습기조차 차지 않은 그냥 돌이었다.


“이 ‘벽’… ‘화강암’이야. 이 단단한 돌을 고대인들이 이리도 정교하게 다듬었다고…? 현대에도 전문 장비 없이는 어려운데.”


“유키, 앞에 방이 더 있어. 저 앞에… 뭔가 있는 것 같아.”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입구를 통과하자 이끼로 뒤덮인 팔각기둥 형태의 방이 있었다. 그리고, 방의 중앙에는 시즈카의 허리 정도 높이의, 역시나 화강암을 깎아 만든 원기둥이 세워져 있었다. 휴대전화의 손전등이 그 위를 비추자, 두 사람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돌로 만든 기묘한 가면이 그 자리에 놓여 있었다.


시즈카는 그 돌가면을 조심스럽게 들어서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송곳니가 달린, 사람의 안면 형태를 한 가면은 보기에도 심히 불길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유키카게는 가면보다도 가면이 있던 방에 관심을 더 가졌고, 시즈카는 돌가면이 올려져 있던 돌기둥을 이리저리 만지더니 내부의 홈에 휴대전화를 넣었다. 그와 동시에 휴대전화의 손전등이 돌기둥의 윗면을 비추자 빛이 사방으로 퍼져 방을 밝게 만들었다. 유키카게는 감탄했다.


“이런 것까지! 아마 원래는 촛불 같은 걸 썼겠지.”


“유키, 유키!”


시즈카가 부르자 뒤를 돌아본 유키카게는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근 1미터는 펄쩍 뛰었다. 시즈카는 꺄르르 웃으며 쓰고 있던 돌가면을 벗었다.


“유키는 생각보다 잘 놀란단 말이야~ 겁도 많고.”


유키카게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다.


“시즈카… ‘유물’로 장난 좀 치지 마…”


“Sorry honey~”


그때, 또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즈카와 유키카게가 입구 쪽을 바라보자, 두 남자가 방으로 들어오더니 돌문을 닫았다. 앞으로 조금 더 들어오자, 시즈카가 먼저 둘을 바라보았다.


“교수님? 그리고 원음 스님?”


보우 교수는 지팡이에 의지해 유키카게가 들고 있던 돌가면을 휙 낚아채더니 기쁨에 찬 얼굴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것이야… 이것이… 내가 찾던 ‘물건’일세.”


원음은 아직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교수님이 꼭 들어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몸이 불편하시니 소승이 데려왔지만서도… 불안하기 그지없군요. 처음 출가해서 이 절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곳에는 오지 않고 싶었습니다. 교수님, 그 물건이 맞으시면 이제 빨리 나갑시다. 이곳에선 단 1분 1초도 있기 힘들군요.”


“알겠네. 가지.”


그때, 유키카게가 보우 교수를 붙잡았다.


“스님, 죄송하지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교수님, 가시기 전에…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답해주실 수 있나요?”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린가, 카와지리 군? 질문이 있다면 나가서 하세나.”


“유키, 왜 그래?”


“교수님, 여기서 답해 주셔야겠습니다! 그 ‘돌가면’은 대체 뭐죠?! 도저히 ‘아즈텍’의 것으론 보이지 않아요! 그보다 이 ‘사원’은 뭐죠? 이 ‘구조’는 분명 ‘종교 사원’이예요. 그것도 최소한 1000년은 넘어 보이는! 아즈텍 제국 따위보다 훨씬 오래된 곳이라고요! 대체 그 ‘돌가면’을 원하신 이유가 뭐죠? ‘논문’과도 전혀 연관이 없는 물건이잖아요!”


보우 교수가 침묵으로 일관하자, 유키카게의 말투는 점점 거칠어졌다.


“대답해! 보우 겐키!!”


보우 교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키카게를 노려보았다.


“역시 지 애비를 닮아서… 눈치가 빠르기 그지없군.”


그 순간, 보우 교수는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 유키카게에게 휘둘렀다.


“유키!”


아슬아슬한 순간 시즈카가 유키카게를 밀쳐내며 단검은 허공을 갈랐다.


“교수님, 이게 무슨?!”


곧바로 보우 교수의 단검은 원음의 어깨를 베어버렸다. 원음이 비명과 함께 쓰러지자, 보우 교수는 곧바로 그 돌가면을 쓰더니 원음의 피를 묻혔다. 가면에서 찬란한, 그리고 매우 불길한 빛이 일자 보우 교수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다…! 이 ‘힘’을 바래왔다! 나는 이제… 그 ‘DIO’ 님과 같은 자리에 서서! ‘그 분’을 보좌하리라!!”


돌가면에서 돌침이 튀어나와 보우 교수의 머리를 사정없이 찌르자, 교수는 그대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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