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을 가로지른

좁디 좁은 밀실들 

밀실들은 따개비처럼

광장에 박혀있다 

나도 박혀있다


발 디딜 곳 없는 

광장의 사북자리 

나의 작고 초라한 발을 말리고

본적 없는 유토피아의 꿈을

산산히 부서버린다


그때 

어디선가 허연 나비 한쌍이 날아와

나에게 잃어버린 무언가를 건낸다

그들의 날개짓은 낡은 취조실 천장을 부수고 

그들의 인분은 까마득한 중립국의 하늘을 

푸른 별들로 헤놓는다.


아아 나는 이제 뒤를 향해 몸을 던진다  

사북자리의 뒤를 거쳐

그들이 만들어 준 푸른 광장을 향하여

이름 모를 공화국의 국민이 몸을 던진다


거리는 나를 환영해주는 노래로 가득 찬다

진동하는 타악기 소리는 고막을 찢고 

울리는 트럼펫 소리는 내장을 관통한다

풍악을 울려라 흥이 돋는구나!


하하! 

어느새 나는 한마리의 흰나비

광장에 박혀 서로의

땅 넓이 따위를 따지는

저자들을 비웃으며

자유롭게 춤춘다

자유롭게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