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잎》



나 걷는 새벽 길에

아스라이 슬리우는 섶 가랑잎.


부스럭 부스럭—

붉디 붉은 검부저기

발 끝에 차이는 것 같다.


그렇게 걷다 보면

멍하니 비탈에 슬려

속삭임에 집중하곤


여기저기 뒤척이는

산 짐승의 괴로운 소리

나의 걸음마다 밟혀 온다.


쓰라린 발길 접어두고

두께 덮힌 가랑잎을 휘젓다 보면


핏물이 흐르는

숲 길을 걷고 있는 듯

나는 어느덧 두려워져서


노을 빛을 드리우는

새빨간 하늘에도 멀찍이

가랑잎이 수놓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