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중의 죽음이 내달리고 있었다.

삶에게 따라잡히길 바라지 않듯,


삶의 달음박질은 삶속에 박힌

다른 이들의 뜀박질을 금방 익혀


세월이 갈수록 그 속도를 더해가니

삶이 치열할수록 죽음과 걸음을 같이하더라


나는 나고서부터 죽음과 벗하여 걸었으나


삶은 실로 무정하여 보폭을 넓히고


삶은 실로 무심하여 걸음을 보채고


삶은 실로 열렬하여 나를 밝히더라


마침내 홀로 난 삶이 우리를 끌어안으니

나는 그 둘과 서로 뜨겁게 하나되어 

난생 두번째로 피가 실로 붉음을 느꼈도다.


그 붉고 붉은 삶의 불꽃이 

그 한아름 끌어담은 인연의 꽃다발이

세상에 홀로 던져졌을 탄생의 울음보다도 뜨거워


난생 첫번째로 삶이 따뜻했음을 느꼈도다.


벗하던 내 눈물이 어느새 한떨기 불꽃으로 화해


난생 마지막으로 꽃의 아름다움을 느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