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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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 겐키는 그대로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시즈카가 소리쳤다.


“온다! ‘네버마인드’!!”

“도라라라라라라라라!!”


하지만, 보우 겐키는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네버마인드의 러시를 모조리 회피했다.


“느려!”


시즈카는 네버마인드를 겹쳐 공격을 방어했다. 그러나, 방어를 했음에도 보우 겐키의 발차기를 정통으로 맞은 시즈카는 그대로 방 반대편까지 날아갔다.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유키카게는 경악했다.


“시즈카!”


“다음은 너다!”


보우 겐키는 그대로 주먹을 뻗었다. 유키카게는 다이너마이트 퀸으로 맞붙었지만, 그를 잠시 밀쳐내는 수준에 그쳤다.


‘다이너마이트 퀸이 파워에서 밀린다니…! 게다가 주먹이 이렇게까지 저린 건 처음이야. 대체 이건?!’


시즈카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유키카게를 도우려 했다. 하지만, 몇 번이나 일어나려 해도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다리가 말을 안 들어! 이런 ‘공포’는 태어나서 처음이야…! 차라리 거미때를 보고 싶을 정도라고! 앞으로 2미터만 더 가면… 유키를 도울 수 있는데!’


유키카게 역시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저 자는… 저것은 강해! 나 같은 사람은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고! 당장 시즈카를 데리고 도망쳐야 할까?’


유키카게는 시즈카가 있을 자리를 힐끗 바라보았다.


‘아니야! 방금 보여준 그 ‘스피드’… 그조차도 진심은 아닌 것 같았어. 분명 혼자 도망쳐도 순식간에 따라 잡힐거야. 역시 방법은…!’

“싸우는 것뿐이야!”


보우 겐키는 괴성을 내질렀다.


“URRRRRYYYYAAAAAAAAA!!!”


“샤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밧!!”


놀랍게도, 보우 교수는 다이너마이트 퀸의 러시를 회피하고 있었다. 비록 완전한 회피는 아니었으나, 별 피해도 없어 보였다. 오히려 유키카게가 보우 교수의 파워에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이너마이트 퀸의 양 손이 풀린 그 순간을 보우 교수는 놓치지 않았다.


“KAAAA-! 죽어라!”


그러나, 보우 교수의 손은 허공을 갈랐다. 그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투명해졌군. 둘 모두… 빅 브라더에게 들었다. 이것이 시즈카 죠스타의 ‘능력’인가? 하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흔적’은 남는다! 그런 흔적을 이 보우 겐키가 찾아내지 못할 성싶으냐!”


보우 교수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두 사람을 찾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놈의 얼굴에 당혹감이 피어올랐다.


‘뭐지? 분명 빅 브라더께선 시즈카 죠스타의 능력은 투명해지는 것뿐이라고 했다. 헌데… 어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거냐? 방을 울리는 ‘발소리’도, ‘공기’를 가르는 ‘기류’도, ‘온도’의 ‘변화’, ‘호흡’… 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거지?!’


그리고, 유키카게는 보우 교수의 등 뒤로 접근했다.


‘왜인지는 몰라도… 놈은 나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어. 정밀 기계 같은 감지 능력이 먹히지 않는 걸까? 하지만 그걸 생각할 시간은 없어. 지금 바로! 놈을 죽인다. 견갑골을 부수고! 상반신을 생선 바르듯 골반까지 쪼개! 다이너마이트 퀸으로 터뜨려주마!’


다이너마이트 퀸이 손날로 보우 교수의 오른쪽 어깨를 가르려는 순간, 손날이 어깨에 닿는 그 순간! 보우 교수는 조용히 읊조렸다.


“역시, 등 뒤에 있었구나.”


보우 교수의 왼팔이 불가능한 각도로 꺾여 바로 뒤에 위치한 유키카게를 쳤다. 유키카게는 공격에 정통으로 맞으면서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말도 안 돼! 분명 뒤를 돌지 않고선 공격이 불가한 ‘위치’였는데! 아니, 그보다 이미 ‘치명상’이라고…! 폐와 횡격막이 찢어졌는데 어떻게!”


유키카게는 옆에 있던 벽에 그대로 처박혀 늘어졌다. 보우 교수는 대놓고 유키카게를 비웃었다.


“멍청하구나, 카와지리 유키카게. 나는 인간을 ‘초월’했다. 어깨와 팔의 관절을 조금 늘리면 등 뒤의 공격도 쉽게 대응이 가능하지. 횡격막과 폐가 찢어진 것쯤은 다른 근육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항상 자신의 ‘기준’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그게 너의 ‘단점’이었지. 그 단점이… 오늘 너와 시즈카 죠스타의 목숨을 앗아가는구나.”


유키카게는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온 몸에 힘이 풀려 처박힌 벽에서 벗어나는 것조차 버거웠다.


‘강하다… 나는 저 자를 이기지 못했어. 갈비뼈가 잔뜩 부러진 것 같다. 아까 맞은 팔도 복합골절이 확실해 보이고. 이대로… 죽는 걸까? 죽음은 두려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평온해… 죽는다면 아버지도, 어머니도… 볼 수 있겠지?’


보우 교수의 손가락이 유키카게의 목에 박혔다.


“이제 네 피로 너에게 입은 부상을 치유한 다음… ‘빅 브라더’ 님과 함께! ‘천국’으로 향할 것이다!”


목을 통해 피가 빨려나가자, 유키카게는 완전히 의욕을 잃은 듯 두 눈을 감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그 순간, 한 줄기 빛이 반짝였다.


‘빛?’


유키카게가 다시 눈을 뜨자, 찬란한 빛이 방을 감싸고 있었다. 보우 교수는 빛 속에서 몸을 비틀며 비명을 질렀다.


“UUUUUUUWAAAAAAAA!! 이, 이건…! 이이이이이이거어어어언!!”


방 저 너머에 시즈카가 반쯤 누은 듯 앉아있었다. 시즈카의 손은 굳게 닫힌 문이 있던 자리에 올라가 있었다.


“네버마인드. 문을… ‘투명’하게 했어. 아까부터 생각했거든. 스님이 말한 ‘빛’. 그리고 전통적인 ’흡혈귀’의 약점… 그래, ‘태양빛’이야! 우리가 지나온 ‘수정 복도’는 밖에서 태양빛을 끌어오기 위한 통로였어! 여기까지 오기 위해 시간이 좀 걸렸지만, 아무튼 빛은 이제 이 방 전체를 감싸고 있다고!”


태양빛을 정통으로 받은 보우 교수의 온 몸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우오오오오오오오!! 나는… 나느으은!! 인간을 초월한 ‘생물’이다! 태양을 직접 받은 것도 아니고, 이런 ‘반사’된 빛 따위 느으으으은!! 죽을 때 죽더라도 네놈 둘을 끌고 가기엔 충분한 빛이다아아아!!”


시즈카가 소리쳤다.


“유키!! 벽의 ‘이끼’를 닦아!”


유키카게는 온 힘을 다해 벽의 이끼를 닦았다. 그 순간, 벽에서 빛이 일더니 더욱 강한 빛이 보우 교수를 감싸고, 보우 교수의 몸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KUUUUUAAAAAAA!! 내 몸이이이이이!!”


“유키가 벽에 부딪혔을 때… ‘소리’가 달랐어. 돌이 부서지는 소리가 아니라… ‘거울’이 부서지는 소리였지! 그래, 벽 전체가 ‘거울’로 되어 있던 거야! 이곳은 단순한 ‘종교 사원’만이 아니었어. 당신 같은 ‘괴물’을 처리하기 위한… ‘사형장’ 역할도 하고 있는 거라고!”


유키카게가 온 힘을 다해 다른 벽의 이끼를 벗겨내자 더더욱 강한 빛이 방을 감싸고, 보우 교수는 마구 팔을 휘두르며 발광했다. 어찌나 심하게 날뛰었는지 손가락에 스친 돌벽이 산산조각날 지경이었다.


“이건… 이건 말도 안 돼! 이렇게 허무하게 당할 리가! 감히! 이 망할 녀어어언!! 감히이이이이이이이이!!”


보우 교수는 시즈카에게 달려들었지만, 바닥에 발을 한 번 디딜 때마다 온 몸이 무너져내리며 타올랐다. 시즈카는 그런 보우 교수를 경멸했다.


“몸이 버티지 못하는 모양이네. 너에게 해줄 말, 딱 한 마디뿐이야. Go to hell(지옥으로 꺼져), 겐키 보우.”


“WAAAAAAAA KU…AAAAAAA…!!”


보우 겐키는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먼지가 되어 소멸했다. 유키카게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비틀비틀 시즈카 쪽으로 걸어오다 돌가면을 주웠다.


“이딴 저주받은 물건은… 이 세상에 존재해선 안 돼.”


다이너마이트 퀸이 돌가면을 터뜨려 먼지로 만들어 버렸다. 시즈카는 그것을 바라보더니 긴장이 풀린 듯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다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시즈카, 무서웠지? 이해해. 나도 엄청 무서웠으니까.”


“아니… 흑… 무서운 것도 맞긴 한데… 우으… 여태까지 모르고 있었는데 …이제야 알고 말았어. 5살 이후로 이런 적이 없었는데 바지에 실례나 하고… 스물 넷이나 되서… 으으…”


유키카게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시즈카를 바라보더니 이내 등을 내줬다.


“업혀. 집에 가자.”


“괜찮겠어? 나보다 더 많이 다친 거 아냐?”


“다친 건 죠스케 씨한테 고쳐달라고 하면 돼. 빨리 돌아가자.”


“응…”


시즈카는 유키카게에게 업힌 채 그곳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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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캐는 아쉽게도 죠죠스럽게 안 뽑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