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에 감사하며 쉼표 살짝 줄여봤습니다...!

이번에는 살짝 스토리(?)도 있음

대충 보면 알겠지만 배경은 학교물


***


어두운 미술실 창문 틈으로 희미한 빛이 새어나왔다


"저기... 아무도 안 계신가요?"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이상하다... 분명 여기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았다.


-드르륵-


적막 속에서 문과 문틀이 마찰되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


열린 문틈으로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타고, 깔끔하고 시원한 향이 느껴졌다.

누군가 창턱에 걸터앉은 자세로 얼굴에 책을 얹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소리를 들었을 텐데도, 내가 그의 바로 옆에 다다를 때까지,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저기요...?"


의아해하며 얼굴을 덮고 있던 책을 살짝 들춰보자, 그제서야 잠들어 있는 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마치 어둠과 빛을 절반씩 머금은 듯, 검은색과 은색으로 나뉘어져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짧은 머리카락이, 창밖에서 비춰오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그의 피부는 희고 깨끗하면서도, 적당히 혈색이 도는 예쁜 색이었다.

살포시 덮여있는 눈꺼풀 아래, 긴 속눈썹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적절한 위치에 배치된 이목구비, 구김 하나 없이 반듯하게 갖춰 입은 옷이 인형 같았다.

마치 신이 치밀한 설계 속에 만들어낸 걸작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때 소년이 편안하게 감고 있던 눈을 살짝 찡그리더니, 속눈썹 사이로 머리카락과 같은 검은색과 은색의 오드아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상황파악을 하려는 듯,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며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나와 눈이 마주쳤다.


"뭐야...? 누구..."


그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 후, 창턱에서 내려와 나와 똑바로 마주보고 섰다.

창틀에 반쯤 눕듯이 앉아있을 땐 미처 느끼지 못했었지만, 그는 180은 가뿐히 넘을 듯한 키와 상당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새카만 어둠에 잠긴 오른쪽 눈동자와, 아무 것도 담지 않은 왼쪽 눈동자.

난데없는 불청객에 기분이 상해버린 걸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 표정으로, 그는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순간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몸이 굳어버렸지만, 나는 간신히 용기를 내어 외쳤다.


"동...동아리 신청하러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