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

그날 저녁, 죠스케는 둘에게 모든 이야기를 다 들었다.


“돌가면이라… 그게 아직까지, 그것도 이 모리오시에 남아 있었을 줄이야.”


시즈카가 물었다.


“그 돌가면이란 게 대체 뭐야?”


“나도 잘은 몰라. 재단 사람한테 듣기만 한 거라서. 내가 아는 건 두 가지, 하나는 스피드왜건 재단 설립 초창기부터 회수 대상이던 물건이라는 것, 그리고 두번째는 쓴 사람의 뇌를 ‘자극’해 ‘괴물’로 만드는 물건이라는 것 정도야. 그리고… 그 자가 ‘DIO’라 했다고?”


“네, ‘천국’이 어쩌고… 그런 말을 했습니다.”


죠스케는 한숨을 푹 쉬었다.


“상황이 더더욱 복잡해지는 걸? 좀 더 이야기를 나눠 봐야겠어.”


그때, 죠스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코이치? 무슨 일이야?”


그 순간, 죠스케의 표정이 변했다.


“뭐라고?! ‘이니그마’가? 어, 언제? CCTV는!”


시즈카와 유키카게는 휴대폰 너머에서 코이치의 다급한 목소리를 얼추 들을 수 있었다.


“방금 전이야. CCTV를 확인해보고 있긴 한데 이렇다 할 건 전혀 찍히지 않았어.”


“그래, 알았어. 일단 유야한테 ‘빅 브라더’ 이전에 이쪽을 도와달라고 전할 게.”


전화가 끊기자, 죠스케는 두 사람에게 일렀다.


“시즈카, 유키. 이제 집에 가. 방금 건 나랑 코이치 일이니까.”


둘은 딱히 대꾸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어느 방. 로브를 입은 중년 남성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검은 머리를 단정히 정돈한 남자는 옷도 잘 다린 정장에 반짝반짝 빛나는 구두를 신고 있어 마치 회사원이나 개인 비서 같은 느낌을 주었다.


“’빅 브라더’의 명을 받아 돕기는 했지만… 대체 그 책의 어디에 쓸 곳이 있다는 건지요? 저도 모리오시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그 ‘책’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서적 이니그마’. 모리오시… 아니, ‘모리오초 7대 괴담’ 중 하나였죠.”


그 남자, 쿠레나이 X는 책을 넘겨 마치 경악에 찬 표정 같이 텍스트가 배열된 페이지를 바라보았다.


“나도 내 ‘X&Y’를 통해 ‘기억’을 엿보기 전까진 ‘돌아보면 안 되는 골목길’처럼 그저 어린 아이들이 학교에서 떠들어대는 ‘괴담’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했네. 책을 읽고 있을 때 아주 가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는 ‘서적 이니그마’. 사실… 이 책은 ‘인간’이야. 그것도 ‘히가시카타 죠스케’에게 아주 깊은 원한을 품은.”


“흥미롭군요. 그래서, ‘픽시즈’ 씨와 같은 꼴이 된 그 친구를 어쩌실건가요?”


“X&Y를 이용해 되살린다.”


남자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되살린다? 솔직하게 말하죠. 그 ‘책’은… ‘인간’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피부는 ‘무기질’이고, ‘장기’는 존재하지 않으며, 숨도 쉬지 않고 생각도 하지 않죠. 당신의 스탠드가 하루하루 일취월장하긴 해도 부활은…”


“당연히 불가능하지. 허나 내 ‘X&Y’는 사물의 ‘기억’을 현실에 덧씌운다. 이 ‘이니그마’ 역시 그렇게 하여… 현실에 되살린다. 놈은 자신을 이 꼴로 만든 이들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그들을 죽이려 들겠지.”


“해보시죠. 그 늙다리 교수까지 실종된 마당에 뭘 더 망설이겠습니까.”


쿠레나이 X가 수정구, X&Y를 이니그마에게 들이밀자 X&Y에서 빛이 일더니 이니그마의 페이지들이 끝없이 펄럭이며 바람이 불었다. 남자는 손을 뻗어 바람을 막다가, 이내 바람이 잠잠해지자 다시 이니그마 쪽을 보았다. 마치 종이로 만든 미라 같은 존재가 책이 있던 자리에 서 있었다. 쿠레나이 X가 말했다.


“자네가 미야모토 테루노스케인가? 2023년에 온 것을 환영하네.”


그 종이 미라는 어디선가 목소리를 냈다. 말을 할 때마다 종이가 펄럭이는 소리가 났다.


“내 이름은… ‘이니그마’. ‘미야모토 테루노스케’는 그날 죽었다.”


“그래, 이니그마. 자네와 자네의 주인을 책으로 만든 이들은… 아직 이 도시에 멀쩡하게 살고 있다. 그것도 가정을 이룬 채로, 행복하게. 자네가 해야 할 일을 알겠나?”


“너는… 누구를 따르는 거지? ‘키라 요시카게의 아버지’인가?”


“키라 요시카게? 아, 그 ‘살인마’를 말하는 건가?”


쿠레나이 X는 작게 낄낄거렸다.


“놈은 오래전에 죽었다. 나는 그보다 더 ‘위대한 분’을 섬기지. 자네의 원수를 갚고 나면… 소개시켜주마.”


이니그마는 쿠레나이 X를 바라보더니 이내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타고 사라졌다. 남자는 똑같이 감정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신뢰할 수 있는 건가요?”


“놈에게 ‘분노’가 남아 있는 한, 무조건.”

----------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