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의식은 '마왕 물리치고 공주를 얻는다라던가 도내 S급 미녀가 사실 결혼을 약속하고 헤어졌던 그때 그 꼬맹이였다 따위의 MSG 많이 친 사랑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은 그저 서로 사랑할 뿐인 담백한 사랑이다.' 정도로 이해했습니다.(앙념 듬뿍 서사가 있어도 인물의 미음 중심에는 담백한 사랑이 자리잡고 있는 걸 수도 있겠네요. 엄청난 서사는 없다 or 있지만 없었어도 서로 좋아했다 같은 느낌이요.)
위는 감평도 아니고 그냥 감상평이고요. 이제부터 뭔가 까는 얘기를 쥐어짜보겠습니다. 방금 네이버 국어사전 찾아봤는데 '붉은빛'이 한 단어래요. 깜짝 놀랐습니다. 제 딴에는 분홍빛이나 파랑빛은 붙여 썼는데 붉은 빛은 떨어뜨릴 필요가 있나 싶네요. 운율을 위해서 붙이는 걸 추천합니다. 둥근원이랑 일겁니다는 노린 거 같기도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네요. 암튼 어떤 효과를 노린 게 아니면 맞춤법 지켜달라 이겁니다.
그리고 이 시가 무제인 이유를 생각해봤는데요. 물론 도라 부를 수 있는 도는 진정한 도가 아닌 것 마냥 진정한 사랑에는 감히 이름 못 붙인다! 같은 심정이시면 의미가 있겠죠. 일단 내용에는 진전한 사랑이나 이름 붙이기에 대해서는 딱히 다루지 않아서 이 가설은 실제 작가님의 의도라기 보단 저의 뇌피셜로 추측되는 군요. 다른 경우의 수는 잘 떠오르지 않기에 제 내공으로는 아 제목 못 짓겠는데 간지나게 무제로 짓자가 작가님의 의도가 아닐까 조심스러운 무례를 시전해봅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어려워도 제목 붙이기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솔직히 뭐라 붙여야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내용상 제목이 없는 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서요. 그러면 훌륭하진 않아도 적당한 제목을 붙이는 게 아예 없는 것보단 좋아 보입니다. 차라리 제목에 '이거 피드백 좀' 이래 놓았으면 상관없었을 텐데 '무제'라고 해두니까 이거 작가가 여백의 미를 의도했나? 싶어지네요. 제목으로 무제를 쓸려면 무제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제론입니다. 사실상 무제라는 이름의 제목인거죠(돌이켜보니 이건 그냥 제가 한자어에 대한 일종의 사대주의가 있는 것 같기도...).
이상 길고 영양가 없고 무례한 피드백이었습니다. 주제의식은 어쩌면 뻔할 수도 있는데 둥근원같은 상징들이 참신해서 좋았어요. 모솔인 저는 떠올릴 수 없는 훌륭한 비유입니다. 좋은 시 써줘서 감사합니다.
피드백 감사합니다. 붉은빛 저건 분명히 붙여서 썻었는데 왜 저렇게 되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제목에 관한 변명 아닌 변명을 하나 하자면, 저는 무제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저만 느끼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단어가 가지는 신비로움에 이끌린달까요. 그리고, 무책임한거겠지만 이 시를 읽으신 분들이 자신만의 제목을 가졌다면 좋겠다라는 의도기도 했습니다. 저는 독자분들에게 하나의 문제를 내는것을 좋아합니다. 그 해답을 통해 각자의 시가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특히 이런 은유적인 표현이 가득 담긴 시라면 더욱더 선호하는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시의 주제는 사랑의 본질입니다. 이 모든게 합쳐져서 '여러분들에게 사랑의 본질은 무슨 단어라 할수 있나요?" 라는 의미에서 그당시의 저는 무제라는 단어를 썻지 않았을까 합니다. 뻘글봐주시고 피드백까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