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무겁다.

꿇은 무릎만큼

넌 짧아져야 하지 않을까.


흐른 오늘 끝에

그런 의문을 붙여,

가벼이 살라도 보지만.


날리는 재가 모여,

또 다른 근심의 형상을

내 곁에 빚어낼 뿐이라네.


언제나,

많은 걸 바라진 않는다

궤변하며 기도하는 나지만,


앞으로 굽는 등이

빚는 날 선 그림자가,

내겐 너무나 싸늘하니.


당신을 부여잡는 손길은,

죄를 부정하다 끌려나가는

죄수보다도 처절하고,

때론 무력하다오.


부디 내게서,

이 날 선 무게를 거둬가소서.


등가죽을 찢어서라도,

이 처절한 서늘함을 메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