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사이에 두고

아름다운 빗줄기의 바깥에서

문득 그것을 뚫고 날아온

벌레 한 마리가 힘겹게 내려앉는다


가만히 그것을 보다가

무심코 손을 들어 창문을 치려는 순간

문득 그것을 뚫고 살아온

벌레 한 마리가 힘겹게 숨을 쉰다


뿌옇게 김이 서린 티끌만한 창문을 보다가

문득 나는 고개를 들어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간다


입을 오므리고 속삭인다

작지만 따뜻한 숨결을

지금껏 날아온 너의 숭고함을

얇은 유리판을 넘어 그에게 닿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