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그리움
없는 고향에 대한
익숙한 그리움.
어차피 세상은
그려 버리는 거야. 몰랐어?
오래된 학교
음악실에서 반 다같이 달려나갔던 조화는
돌려쓰는 비품 나일론 기타 두 시간 코드 퉁겨보고 만 게
正史잖아
대충 처리될 뿐인
너와 나, 모노노아와레,
정신의 수도에
타드는 노을.
누군가가 정성껏 복원해 준 위의 저 것들에
눈물 흘리며 그리워하고 있어.
별이 추락한 뒤로
몇 날을 며칠 밤을
오늘 앞의 온 날의 밤을
그 편이 내 고향이었다고
하는 편이 내가 사는 길이니,
없는 고향에 대해
온 날을 들여 익숙해진 그리움을
그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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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그리움 0
오늘도 미화된 추억과
가상 세계 속에 사는구나!
씁쓸해하며 찻집을 나와 골목 천장에 담배를 피워 올려.
마침 거기도 칸다에키마에구나.
- 박해가는 인심과 비싸지는 물가,
신소재가 계획대로 올라가는 구시가지 위에
누군가가 입혀 준 예쁜 색과 이야기를
고향 삼아 그리워하다.
그리고 그 그리움은 어째선지 십 년 이상 전도부터 있었을 오래됨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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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노트
애니 <울려라 유포니엄>을 보고 감명받았을 때 쓴 시로 기억하는데 한동안 내가 봐도 이 시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분기에 3기가 나와서 다시 감명받고 이 시를 읽으니 다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이 애니는 분명 기억 저편에 묻혀버렸거나 닿을 수 없는 세상으로 날아가버린 고답한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저곳의 비슷한 냄새라도 맡을 뻔했던 나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삭막함 속에서 내 것이지도 않은 그리움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