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인내해 입하를 앞두었다


초목이 푸르러 제 빛깔을 찾아가는데

소나무야 너는 왜 무너지느냐


산길의 곁에서 갈색의 생명력 없는 산을

버티고 서 있던 소나무 몇이 빛을 잃었다


살아 숨 쉬는 소나무도 여전한데

나는 어찌하여 죽은 것만이 보이는가


뒤엉켜 거대한 숲의 그림자에게서

나는 산 소나무도 죽은 소나무도 찾을 수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