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일보 발걸음을 생각하다.

발걸음을 늦추는 질은 바닥,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

소음, 피, 여린 웃음⋯⋯.

그런 많은 것들 한 움쿰을 쥐어잡고

잠시간 만져보다.


이윽고 더러운 손을 깨끗이 털어

등 뒤에 단단한 문을 세우고,

문고리를 걸어잠그다.


나는 발을 비벼 전방 하이얀 바닥을 조금 좁히고,

좁은 보폭으로 몇걸음을 걸어,

약간은 무거워진 머리를 얹은채

멀어져갈 문을 사고해ㅡ


눈이 멀어오는 빛을 붙잡아 몸을 앞으로 당기고,

어두운 문에서 눈을 돌려ㅡ

타들어갈 동공을 떼어 벗기고,

아래에 돋아날 보드라운 연분홍 연년의 장을 생각하다.

가만히! 그리고 닫은 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