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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밤하늘의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베란다로 나와 슬쩍 챙긴 원나잇 상대의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문 채였다.
"푸. 참 취향 독특하네. 이건 또 무슨 맛이래."
이빨로 짓이긴 담배 필터 끝에서는 달콤한 과일 향기가 났다. 오렌지? 사과? 샤인머스켓? 원체 둔감해선가, 무슨 과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저 멀리서 사이렌이 들려왔다.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거구나- 무슨 일일까? 어디, 사람이라도 쓰러진 걸까. 건물에 불이라도 난 걸까? 아무래도 좋긴 했다.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술집들의 소음공해, 그 이상으로 이 도시는 너무나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냥, 나가 버릴까."
언제는 안 그랬겠냐만은, 저렇게 빛나는 도시와 반대로 이번 상대는 너무 초라한 사람이었다. 외모도, 성격도, 하다못해 잠자리도.
그렇지만, 그 모든 초라한 것들이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누구나 그랬듯이 그건 첫사랑에 가까운 거니까.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영악해진다.
서로의 진심을 이용하려고만 들지, 손해는 단 하나도 안 보려고 하게 된다. 그녀도 그랬다.
풋사과 향기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당연히 아니니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