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의 갖가지 기억 덩어리들은
다양한 맛으로 알맹이져
추억 유리병에 담기게 된다
달콤한 사탕을 좋아했던것 같다
예쁜 그 구슬을 추억 유리병에서 꺼내 까먹으면
너무도 짜릿하고 날아갈 것만 같아서
그래서 유리병에 좋아하는 맛이 담길 때마다
이가 썩을 정도로 까먹어댔다
추억의 유리병이 다 차거나 해서
더는 사탕을 먹지 않을 어른이 되기 전에
최대한 이 단맛을 느끼는 것이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홍삼캔디와 누룽지맛알사탕은...
싫어했던 그 맛들은 계속 쌓여만 갔다
싫어하는 맛은 추억속에 쌓여만 가고
나는 그걸 까먹지 않는다
추억이 그렇게 계속 계속 더럽혀져만 간다
달콤한 맛을 쌓아 뒀더라면!
그걸 까먹지 않았더라면
추억 유리병을 다 채워 더는 들어갈 사탕이 남지 않을
어른이 되어 버렸을 때
내 아이들에게 줄 사탕이 달콤했을텐데
결국엔 홍삼캔디로 점철된 어른이 되고 만 것이다
단맛의 기억은 그대로 다 까먹고
떫고 쓰고 아픈 맛들은 미뤄둔 채로
독기만 품은 냄새나는 어른이 된 것이다
할아버지는 왜 홍삼캔디를
잔뜩 쌓아 두시고는
전혀 입에도 대지 않으셨을까
그는 왜 그렇게 괴팍했으며 인정이 없었으며
어린 나에게 홍삼캔디만을 주셨으며
하는 것을
일순간-
또르르, 하고 깨달아 버렸다
홍삼캔디 하나를 까 입안에 넣는다
화 하고 입안이 얼얼해서
울음이 나올것만 같지만
유리병이 다 채워지기 직전에
조금이나마 달콤한 사탕을 표면에 남겨두려고
나는 아픈 기억을 집어삼키며
끅끅 하고 참아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