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Филипп(필립)과 София(소피아)라는 이름으로
짓고 싶다고 했어요.
사라지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이름이라는 영원한 것에 담고 싶다고.
필립과 소피아를 합치면
Философия(필로소피아; 철학)이거든요
어차피 100년 뒤 철학을 하는 사람들은
미래의 나처럼 굶어죽어 사라질 것 같아서요
저열한 물질주의 사회에서
돈이 안되는 것들은 모두 사라지겠죠
건너편에 있던 예쁜 선배는 이마에 내려온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반쯤 풀린 눈으로
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