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충동을 느낀다. 나로서는 충동을 느끼는 것보다는 충동에 빠진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이 느껴진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저, 약간 화가 나거나, 약간 짜증이 나거나, 아니면 그냥 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그런 시답잖은 이유로 나는 거대한 충동을 느낀다.

 내 충동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소리를 버럭 지른다거나, 짜증을 낸다거나 하는 그런 하찮은 충동이 아니다. 나는 생각에 빠진다. 마치 꿈을 꾸듯이 꿈에 빠진다. 그리고 그 꿈 속에서 사람을 죽인다. 

 어느 순간, 충동을 느끼기도 전에 나는 꿈 속에서 그 사람을 이미 죽이고 있다. 나는 그 사람의 목을 조르고, 무자비하게 때리고 그 사람은 살려달라며 나한테 빌고,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꿈 속의 나는 그 일그러지는 표정을 즐기며, 결국 죽이고 만다.

 아주 잠깐의 꿈에서 깨어나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한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그 사람을 대한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죽기 직전의 애원하는 얼굴을 떠올리면서, 나는 웃으면서 그 사람과 대화한다. 


이것도 정신병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