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하는 인사를 비슷하게 발음 하는 걸 듣고 젖은 노트에 네 목소리는 예쁘다 적어 주었다

붉어진 얼굴도 정말 예쁘다 적으려 했으나 마음을 돌이킬 수 없게 될 것만 같아 참고 말았다


나뭇닢을 훑어 내려간 저 빗물이 반짝이면 땅에 스며들기 전에 잠시 쉬어간다 생각하고

흐린 날씨와 우리는 슬픈 것 일까 묻는 다면 예쁜 하늘은 항상 저 먹구름 너머에 있다고


노트에 예쁜 글을 번갈아 쓰다 보니 서로의 손 끝이 몇번이고 닿게 되네

우리 닿은 온기가 느껴 지는 찰나의 나는 이 온기를 사랑이라 생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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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에 한번 오는 혜성에게

너와 계속 함께하길 빌었어


너는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나와 같은 소원이면 좋겠다


새벽 구름 움직이는 만큼

남은 시간이 흘러 간다면


작은 노트에 많은 별자리를 그려서

하나 하나를 천천히 설명해 가야지


그렇게 나랑 계속 같이 있자

혼자 남은 밤은 정말 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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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좋아, 네가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우리 함께 있을 때는 텅 빈 마음이 채워지니까

빗속을 거닐 때면 항상 너의 온기가 생각 나고

내게 쓴 편지에 한 말의 비밀도 담지 않아줘서


너와 함께 대화한 노트는 나의 소중한 보물이야

우리 둘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게 새겨진 노트는

바람에 깎여, 시간이 허물어 찢어지고 닳았지만

우리 둘의 손길이 닿아 먼지는 쌓이지 않았잖아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생각했었어

서툰 사랑은 후회와 상처만 남길 뿐이라며


이제는 네가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 할거야

언젠가 우리 손에 주름이 생기는 때가 있어


그런 훗날이 되면 나의 손을 잡고

책장 구석의 첫 노트를 꺼내 보자


그러다 네가 저녁 노을의 구름 너머로 간다면

몇번이고 내게 다시 보내 달라고 기도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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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쌓인 낡은 노트에 작고 단정한 글씨가 늘어서 있었다

먼지는 어느 날 당신의 시간 위로 쌓여가는 책장의 모래시계


연필 소리를 담은 바람이 떠나지 못하는 틈에서

언젠가의 우리 손잡은 사진 위로 쓰여진 편지를 


때로 당신의 향수를 전해준 노트는

대답 없을 사람과 이어지는 승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