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지 못하니까 불행하지 않다는 걸 다행으로 알자.


내 처지와 한계를 명확히 알고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해.


고통을 가졌어도, 지루함을 가졌어도, 슬픔을 가졌어도.

내가 항상 가진 것에 감사하며

감사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가야 해

그래야만 해. 그렇게 살아왔잖아.

한심하고 무능력한 삶을 포장하는 법만을 배우고 살아왔잖아.


다른 걸 배운다고 해도 쫓아가지 못하고 포기할 걸 알고 있잖아.


너가 뭘 할 수 있어?

세상엔 너보다 뛰어난 사람이 너무나 많아.

그게 내 가치가 사라질 이유가 되는 걸까.

왜 안되겠어? 충분히 되고도 넘치지.

일자리는 줄어들고, 값 싼 외국인 노동자는 넘쳐나.


너를 굳이 비싼 돈 주고 들여와?

너보다 뛰어난 애들도 직업을 못 구해서 안달인데.


머리도 안좋고. 성격도 이상하고. 인맥도 없고. 자본도 없는 너가.


무슨 자신감으로 아직까지 살아있는거야?

그럼 내가 지금 죽어야 한다는거야?

그래! 지금 당장 죽어야지! 밥만 축내는 무능력한 실패자 버러지 새끼야!

무서워. 무섭다고. 죽는 건 무서워. 아플거야. 분명히 아플거야.


지금 아프면 앞으로는 안 아파도 될거야.

아픔을 억지로 참고 견디다 보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때가 오겠지.

지금 네가 느끼는 고통이 앞으로 얻을 행복보다 크다고 단언할 수 있겠어?

하하하. 정말 멍청하네.. 알고는 있었지. 알고는 있었는데 말이야.

이게 다 내 탓이야?

그럼 누구 탓인데?

....

굳이 따지자면 그 열등한 유전자를 남겨준 네 어미?

아니야.

뭐가 아니야. 듣기 싫다고 거짓이 되는 건 아니잖아?

닥쳐.


하하! 있는 것도 없이 싸질렀다가 애 인생 망쳐놓고 과로로 돌아가면 죄가 사라지나!?


어머니는 나를 사랑하셨어.

세상에 사랑만으로 해결되는 게 있다면 정말 편했을텐데. 아쉽게도 그런 건 없어.

왜? 맨날 남탓은 잘만 해댔잖아? 사회 탓이니 정부 탓이니 친구 탓이니...

근데 꼴에 가족이라고 건들기는 싫다 이거야?

..... 닥쳐.


부정은 못하네! 왜냐? 진실이거든. 뼈아픈 진실이거든.

어이구. 사랑으로 기르셔서 남기신 게 빚더미와 멍청한 지능이네요!

그게 이상한 성격을 만들었고, 이상한 성격은 다른 사람과의 단절을 만들었지.

단절은 외로움을 만들었고, 외로움은 우울증을 만들었어.

우울증은 환각을 만들었고, 환각이 나니까..

내 어머니도 네 어머니라고 할 수 있겠네!

씨발. 닥쳐! 닥치라고!


할 수 있는 말이 닥쳐 밖에 없는거야?

닥쳐. 멈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하하하!! 이게 요즘 유행하는 거라던데.

이걸 조금 일찍 알았으면 너가 자퇴 안 했어도 됐겠는데. 아쉽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오. 이불 덮었어. 머리 파묻었어. 잘거야? 잘거야? 잘거야?

자면 뭐가 달라져? 어둠으로 도망쳐서 꿈 속에서 살고 싶은 거야?

하긴. 너가 무슨 죄가 있겠냐. 그치?

다 다른 사람 탓이지!

멍청한 머리는 엄마 탓!

학교에서 왕따당한 건 일진 탓!

취업 안되는 건 사회 탓!

지금 지가 찔려서 화내는 건 내 탓!

ㅋㅋㅋㅋ 인생이 어떻게 남탓밖에 없냐.

한심한 새끼 같으니.

왜 아직도 안 죽은거야?

잘 들어봐. 이번 생은 여기까지만 하자.


잘 하면 다음번엔 어디 중동 재벌의 아들로 태어날 수도 있어.


근데 실패하면 뭐다? 아~ 또 헬조선 2회차 시작이다.

그래도 한번 해보자. 응? 확실한 좆망보단 로또가 나을 거 아니냐.

로또 비용이 조금 아프긴 한데 감수 해야제. 그치?

넌 뭔데 자꾸 나한테.. 환각이라 그랬나?


환각이에요~ 이것도 사실은 니 탓이에요~

머리 나쁘다는 핑계로 공부 안한게 정당화가 되나?


친구랑 싸웠다고 화해 대화 안하고 모르는 척 하는게 맞냐?

취업 안된다고 자소서는 커녕 알바천국 한 두번 껐다 키고 롤하러 가는 게 맞냐?

이게 너가 말한 "남탓"이냐?

.... 알아~ 알겠어. 다 내가 쓰레기고 씨발. 내가 죽일 놈이고 어?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면서 남탓만 해대는 인간 말종 멍청이 버러지 새끼다.

됐냐?

뭘 됐냐야 뭘 잘했다고 이리 당당해?

씨발 뭐 지금 나한테 따지냐?

지가 쳐 놀아놓고 좆망해서 화나는 걸 나한테 풀면 안되지 ㅋㅋ

너도 인방이나 한번 해보자.

아니다. 그것도 하지 말자.


또 뭐만 하면 시청자 탓만 할게 뻔한데, 좆망할 게 뻔해.


와 진짜.. 뭐 할 수 있는 게 없냐 너는.

진짜 경이롭네. 볼 때마다 한심해.


내가 너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야 진짜 지금이 기회라니까?

지금 한강 한번만 가면 진짜 완벽한 반면교사가 될 수 있어.

그게 물론 안 그래도 절벽인 출산률과 하늘을 찌르는 자살률을 가속시키겠지만

앞으로 태어날 불행할 영혼들을 구제할 수 있을거야. 이건 너 밖에 못하는거라고.

대신에 인터넷에 글 하나 쓰고 가자. 뭐 폭탄 하나 설치했다고 해.


그럼 경찰이 쫙 깔릴텐데 거기서 딱 뛰어내리는거지

기사 딱 뜨고 어? 27세 A군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이러면서

부끄럽고 한심한 인생을 전 지역에 홍보하는거야.

omg 내가 생각해도 정말 완벽한 계획인데.

이게 재밌냐?


어?

남 까내리는 게 재밌냐고.

아니. 남을 까내리는 게 재밌는 게 아니야.

뭐?


까내리는 게 재밌는거지.

사실 네 모습이 내 모습이잖아. 나도 욕할 때 마다 엄청 아파.

모습이 이렇게 된 게 한심하고 괴로운데. 그게 또 엄청 재밌는거야.

알잖아, 자기 비하가 괴롭기만 하면 왜 계속 하겠어?

그것도 비하의 일종이니까 재밌는거야. 중독되는거지.

근데 너무 괴로워, 근데도 너무 재밌어. 계속 하는거야.

계속 괴롭고 계속 즐겁고. 그러는거야.

빠져나갈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게 돼.

의미없이 허구한 날 비하만 반복하는거야..

계속해서. 계속해서.

지금도, 어제도, 내일도

죽기 전 까지 계속해서. 계속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