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언제 내게 진심인 적이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었나요?

그저 지금을 회피하기 위한 미안해라는 말은


백번 천번을 말해도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걸요


애초에 진심이 담겨져 있지 않았던 것 아닌가요?


자신의 기분을 달래기 위해서 내게 건낸 말은


내 기분을 전혀 달래주지 않는걸요


당신이 죄책감이 들었으면 해요


하지만 나도 거짓말을 했어요


나 역시 내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서로가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불안할 수 있었겠어요?


겉보기에 평온한 세상을 만들고 시간이 지났어요


거울 속 세계는 점점 금이 가서 결국 부러져 버렸어요


독사과를 먹고 깨어나 왕자님의 키스로 다시 잠에 빠지는거죠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말아요 나도 당신에게 미안하니까요


서로 미안하면 갈라져야지 왜 다시 뭉치려고 하나요?


재미있게 그대는 항상 눈동자가 맑네요


항상 모든 걸 투명하게 바라보며 거짓만을 말하죠


죄책감이 조금 드나요?


하얀색 새가 푸른 하늘 높이 난다고 해도


구름 속에 묻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센 척 하는 내 가면 속 세계엔 당신이 악당이었어요


악당과 악당 둘이서 싸울 뿐인 동화와 다른 느와르였죠


히어로는 없고 서로 더럽고 비겁한 거짓말로 상대를 죽여갔어요


정신을 차리고 이야기를 다잡으려 했을 때엔


이미 등장인물은 모두 죽거나 떠나 버렸어요


센척하는 그대 눈동자에 나는 어쩔 수 없는 악당이 되었죠


모든 걸 공부하는 그대에게 해부도 그 일환 중 하나였나요?


미안한 마음조차 공부를 해서 알아야 했었나요?


죄책감 조차 공부를 해서 알아야 했었겠죠


당신은 그런 사람이니까.


순수한 사람은 착하지 않아요


악의도 선의도 모두 아무 생각없이 행할 뿐인


무지라는 마법의 면죄부를 가지고 있는 어린애일 뿐이에요


우리 사이 은하수는 너무 멀어서 철새가 와도 이어지지 못하네요


견우와 직녀는 그래도 사랑하긴 했었는데 우리는 이게 뭔가요?


서로의 가면만을 보고 사랑했던 건


거짓된 무도회 속 가짜 인형들의 속삭임 뿐이었나요.


거짓된 무도회 속 가짜 인형들의 속삭임 뿐이었겠죠.


사랑하는 마음은 거짓된 마음이 아니었어요

사랑하는 대상이 거짓된 존재일 뿐이었죠.


그냥 그랬을 우리의 이별 이야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