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fficult, Dirty, Dangerous하지만 고소득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는 중간보스 아카데미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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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산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예수님 탄생 전부터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불변의 진리는 환생 전의 세계에 이어서 환생 후의 세계에도 통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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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정복한다거나, 일부다처제의 세상에서 일부다처를 달성한다거나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배 부르고, 등 따숩게 사는 것만이 유일한 소원이건만 그 평범하다 못해 소박하기까지 한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기에 나는 일확천금을 노리며 환생 전에 했던 게임의 배경이자 마계의 유일한 중간 보스 전문 양성 아카데미인 이로치에 가기로 했다.

 

입학식이 치러지는 운동장에는 크기도 종족도 다른, 15살이라는 점과 개성이라고는 1도 없는 칙칙한 검은색의 교복을 입었다는 점 외에는 공통점이 없는 학생들이 분반별로 줄을 맞춰서 서있고 운동장 앞쪽에 세워진 단상에는 이 아카데미의 교장인 아크리치가 훈화를 한다. 

 

평범한 마계인이라면 1년에 한번 보기도 어려운 고위 마족인 아크리치지만 교장이 입학식날 하는 말이 다 거기라는 것을 아는 나는 아크리치의 말을 씹으며 주변을 둘러보았고 교복으로는 가릴수 없는 개성덩어리들을 볼 수 있었다.

 

지루한 표정으로 머리의 뱀들을 쓰다듬는 안경 쓴 고르곤.

지팡이에 기대어 꾸벅꾸벅 조는 리치.

팔짱 끼고 아크리치를 올려다보는 스톤골렘.

고무줄 놀이를 하는 트윈헤드 오우거.

 

미래에 인간 영웅들을 죽이고, 마계의 선봉에 설 영웅들이자 내 입학동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