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니니, 설을 풀어놓기 전에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라!

 갈 사람들은 다 떠났다면, 좋소! 여러분들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풀게 되어 진심으로 반갑소이다!


 대저 옛적 이야기를 하려거든 이런저런 품이 많이 들어가게 마련인데, 오늘 본인이 그러한 옛적 이야기를 풀어놓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옛적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않거든 사람이 그것을 잘못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십상인지라, 그러하니 본인이 이러한 옛적 이야기를 조금은 바로 잡고자 이 자리에 서게 됐음을 미리 알리고 시작하는 바이오.


 자자, 들어보시오!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여러분들이 먼저 알고 가셔야 할 것들에 대해서 쭈욱 말해보겠소!


 먼저 그 무렵, 우리 인간네들은 사람으로서 제대로 된 지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우리가 마치 여느 짐승들을 보는 것처럼 우리도 마찬가지로 똑같았던 시절이 있었소이다. 그 증거가 우리네 신화에서만 환웅과 웅녀로 인해 단군이 태어나면서 비로소 우리네 시조가 형성됐단 이야기가 있지 않소? 이러한 이야기들이 곧 당대의 인식을 우리에게 알리기 위함이올시다.

 그렇다면 짐승과 다를 바 없던 이들에게 지금의 우리처럼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갖게한 이들이 누구이냐? 그 이름이 둘이라, 하나는 우리네 동방땅 인류의 기원이 되는 '환'이고, 하나는 서방땅 인류의 기원이 되는 '핀'이라 하니라.


 환과 핀은 처음부터 서로를 멸망시킬 정도로 사이가 나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세상을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만들기 위하여 서로 협력하면서 세상을 반분하던 관계이올시다. 이런 우호가 이뤄진 가장 강력한 증거가 바로, 오늘날의 인류도 실은 같은 종이란 것이니 환과 핀이 협력하지 않았거든 어찌 우리 사이가 이리도 가까울 수 있단 말이더냐?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기존의 것이 쇠퇴하여 변질되는 것처럼, 환과 핀의 관계도 그러하였도다. 시작은 당대 환의 딸인 새벽 공주와 핀의 아들인 노을 왕자(Prince Noel)의 혼사가 어그러지면서부터였소!

 이 혼사가 어찌하여 어그러졌는가 하니, 노을이 먼저 새벽에게 말하길

 "그대가 나의 뒤를 따르니 우리의 궁합이 천생이라!"

 이에 새벽이 반발하여,

 "어째서 노을 그대가 나의 앞에 있느냐? 내가 앞에 있어 그대가 뒤에 오는 것이 아니더냐?"

 하여 싸우게 된 것이 원인인지라, 처음엔 그저 청춘남녀의 서로에 대한 질투 및 사소한 주도권 다툼 정도로 받아들여졌으나 이내 자식 싸움이 부모 싸움이 된다고, 곧 환인과 핀인 두 어른이 합의를 보다가 둘의 사소한 감정 다툼으로 환핀대전이 벌어졌도다.


 환인이 말하니,

 "해뜨는 땅의 왕이 해지는 땅의 왕에게 인사하노라."

 핀인이 이에 답하니,

 "안 그래도 지금 그거 때문에 싸우고 있는데, 어찌하여 환은 말을 그리도 가볍게 하는가?"

 전해지는 바로는 이렇지만, 이미 환과 핀은 서로 싸워서 누가 우위에 있는지 분명히 겨루려는 마음이 있었기에 환핀대전이 벌어졌다고 보는 것이 우리들 이해범주에도 알맞으리라.


 전쟁이 시작되자, 핀인은 전쟁에 대비를 했다지만 환이 당대에 동원한 공룡 개마무사들만 지구 전역에 있던 공룡들을 전부 긁어모아서 꾸린 것이니, 그 수가 100만 기가 넘었다. 100만 공룡 기병들이 일제히 당대 핀인의 거점이었던 애굽을 향해 쇄도하니, 핀인은 이 공격을 맞지 못 해 자신들의 거점에서 물러나 지금의 거점에 임시로 대피하였으니, 환핀대전 이후로도 핀인들은 아직도 애굽을 되찾지 못 해 결국 그 땅에서 굴욕의 시간을 견딜 정도로 타격을 입었고, 전쟁의 시작이었던 노을 왕자는 전사하였다.


 허나, 그 과정에서 공룡 기병들이 너무나도 많이 상하였으니, 이에 분기탱천한 공룡 다섯이 있으니 이들의 이름이 곧 공룡오적이라. 공룡오적은 환의 입장에서 서술한 것이요, 핀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구국의 영웅이자, 공룡들에게 있어선 최후의 영웅이도다. 그러나 우리는 환의 후예이니 이들을 마땅히 공룡오적이라 부르는 게 마땅하겠다.


 또한 전황이 마냥 환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었는데, 비록 육상에선 공룡 개마무사들과 그를 보조하던 여고생 닌자 사무라이들로 인하여 환이 승승장구하고 있었지만, 해상과 공중에서 벌어진 함대결전에선 핀의 함대가 환의 함대를 능히 제압하여 반격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공룡오적들이 과연 동족들의 비참한 신세에 비분강개하는 마음만으로 환에 반기를 들어 핀을 구원하려고 했는가에 대한 진의 역시 의심이 드는 것이 정설이로구나.


 그럼에도 간교한 공룡오적은 역심을 품고도 즉시 그걸 드러내지 않고 숨겼다가, 핀인의 새로운 근거지이자 현재 핀인들이 머무르고 있는 수오미 땅 근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역심을 드러내 환군의 또 다른 주축인 여고생 닌자 사무라이들을 제압하니, 비록 여고생 세 명이 현대의 전차를 능히 격파하는 수준이라 하나 공룡은 여고생이 100이 있다한들 어찌 상대하리요?

 그렇게 시작된 핀의 대대적인 반격 앞에 결국 환은 환웅 하나만을 간신히 동방 땅으로 보낸 다음에 항복하여 전원이 핀족의 포로로 끌려가는 것까지가 여러분들도 알고 있는 환핀대전의 대략적인 개요이올시다.


 그러나 이후 환은 끝내 환웅을 통해서 결집되지 못 하고 작금의 형태로 분열되고 말았으며, 핀은 그보다도 더 처참한 상처를 입었기에 함대의 배신에 의하여 결국 지금 땅으로 쫓겨났도다. 공룡오적 역시 핀에 반역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이루며 대군웅할거 시대의 군웅으로 자리잡다가 하늘에서 운석이 날아온 것에 직격당해 끝내 숨을 거뒀으니, 오적 모두가 한날 한시에 그렇게 죽었으니 현덕, 운장, 익덕이 도원결의를 하고도 이루지 못한 걸 공룡오적은 결의를 하지 않고도 이뤄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전쟁의 원인이었던 새벽 공주도 얘기하자면, 비록 포로로 끌려갔으나 공룡오적이 죽기 전, 그들 중 수괴와 동침하여 새벽 여신으로서 위명을 보존할 수 있었으나 그녀를 제외하고 포로로 잡힌 나머지 환인들은 처형되거나 노예 신세를 면치 못 하였다.

 그리고 공룡오적의 수괴와의 사이에서 온갖 자식들을 낳았는데, 그 중에 가장 유명한 자식이 바로 '닭'이라, 닭은 곧 세상에 널리 퍼져서 뭇 사람들의 존경을 함께 받으며 오늘도 새벽마다 우는 소리를 내어 자신의 어머니에게 효를 다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소.


 이외에 환핀대전과 관련된 많은 설화들이 있으니, 지금부터 하나씩 그 얘기들을 풀어나갈까 하오! 일단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니, 더 듣고 싶으시다면 다음 장날에 와서 듣고 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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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채널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찾아와서 글 올려본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설화처럼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여기서 풀고자 한다. 요게 설정에 있는 건 아마 환핀대전 드립을 자주 칠 것 같아서 그러는 것이고.

 글 이런 식으로 쓰면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아무렴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