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GTX 1080ti. 갈락스 사의 그래픽카드이다.

 

생산되자마자 어두운 트럭에 태워지고, 본격적으로 수다가 시작되었다.
모두들 같이 태어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들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나는 배그를 돌릴 거다, ☆히오스★를 돌릴 것이다, 이러면서 서로 꺄르륵 거렸다.


내 옆에 있던 얘는 피파나 카트라이더라도 돌리고 싶다고 하며 소박한 꿈을 내게 털어놓았다.
그러고선 나에게 어떤 게임을 돌리고 싶은지 물었다.

 

나는 그다지 꿈이 크지 않기에 마야나 3ds max 정도만 돌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마야는 너에게 과분하다며 그녀는 나를 칭찬해주었다.

 

트럭이 멈추자 나와 그녀는 각자 다른 가게에 입점되었다.
그녀는 가게라기보다는 창고 같은 곳에 가게 되었고, 나는 동네 컴퓨터 가게에 들어오게 되었다.

 

내 주인을 얼마나 기다렸을까,
나는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탈모♡ 아조씨가 우리 가게에 들어와서는 나를 포함해 모든 gtx1080ti를 가져가셨다.
나는 ♡탈모♡ 아조씨가 PC방을 하셔서 우리를 가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탈모♡ 아조씨의 PC방은 사람은 커녕 모니터도 없었다.

 

- 이제 1080ti 6way를 10대나 맞출 수 있겠군... 이더야 제발 오르자...!

 

이더가 뭐지? 6way는 또 뭐고?
아저씨가 나를 빼놓고 내 친구들을 데려가 어딘가로 사라졌다.

 

- 어라? 1080ti가 하나 남네? 마침 라이져 한 자리가 비는 보드가 있으니 거기다 끼워야겠군.

 

♡탈모♡아조씨가 나를 어딘가로 데려가더니 한 메인보드 앞에 섰다.
내가 준비되기도 전에 아저씨가 나를 한 라이져 카드에 꽂으려고 했다.

 

히..히익! 어떻게  메인보드에 라이져카드를 꽂는 곳이 5개나...?

라이져 카드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말했다.


- 흐읏... VGA가 필요햇....♥ 구멍이... 구멍이 너무 허전해에....♥

 

- 라이져 카드양, 왜... 왜 그래요? 당신은 원래 게임할 때 그래픽카드를 여러개 끼울 때 쓰ㄴ...

 

아저씨가 거칠게 나를 라이져 카드에 끼웠다.

 

- 하으응....♥!

 

라이져카드의 파워 연결선에서 김이 새어나왔다.

 

- 뭐야, 인식이 안되잖아?

 

아조씨가 나를 뽑았다.

 

- 흐응...♥ 다시, 다시 꽂아줘어... 응♥

 

라이져 카드가 말했다. 여기서 나가야한다.
내가 발버둥을 치려하자 아조씨가 하나 남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나를 거칠게 꽂았고,
라이져는 가버렸다.

 

- 하앙♥♥♥ 가버려엇♥♥♥♥ 1080ti에게 꽂히면서 가버려어어어엇♥♥♥

 

- 앗...아 안돼.. 여기서 이렇게... 흐읏...

 

더 충격적인건 내 옆에, 트럭에서의 그녀가 메인보드 소켓에 꽂혀 가고있었다는 것이다.

 

- 흐응♥ 메, 메인보드의 늠름한 소켓에...♥ 나 가버리고 있어엇...♥♥♥

 

나는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남에게 뺏겨버린 그녀를 보며 더욱 자극이 오는 나의 골드핑거가 미웠다.

 

- 여길... 여길 봐줘엇...♥

 

라이져카드가 풀린 눈으로 나에게 부탁했다. 그녀의 소켓은 이미 나와의 전류로 따뜻했고, 나는 계속되는 연산에
발열이 너무 심해졌다.

 

- 앗.. 안돼... 이렇게 쿨러도 없이 연산을 해버리면....!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아저씨는 올라가는 해시를 보며 음흉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가고 있는 그녀와 라이져 카드를 보며
거의 "그 것"에 다다르고 있었다.

 

- 크윽.... SHA256 해독으로 싸버렷....!!!

 

그렇게 나는 아저씨의 채굴장의 일부분이 되어버렸다.

 

*여기서 가버리는 것은 연산으로 발열이 심해지는 것을 의미하며, 싸버리는 것은 블록이 억셉티드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이 소설은 건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