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내자. 모든것을 끝내자.


그 끝을, 초신성보다 밝게 빛내보자





하늘과 땅에 흰색 꽃이 만개했다. 목련이였다. 흰색의 꽃잎은 고귀한 정신속에서. 아리아 대륙 전역을 가득 매웠고. 200년만에 거대한 벛꽃나무의 고목에서 꽃이 만개했다. 목련꽃잎과 벚꽃 꽃잎이 서로 어우러져 하늘을 매운 이 전경은. 좀처럼 찾기 힘든 전경이였다.


흰색옷의 대현자. 중립의 대현자 스텔라는 고목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세월의 풍파를 굳건히 견뎌온 고목과 함께 보고있었다. 바람에 맞춰 땅위의 식물들이 춤췄다. 새들은 아름답게 노래했고 동물들은 요란하면서도 고요한 춤을 췄다. 지금 이순간. 삼라만상이 어느때보다도 아름다웠다.


"200년만에 보게되는 광경을...이리도 가까이 볼수있다니.오늘은 노송도 이 죄많은 사람을 허락했나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카슨? "


고목의 그림자속에서. 트렌치코트를 입은 마법인이 나왔다.


"넌 그렇다 치고, 나도 받아들일줄은 몰랐는데. 이거 판타지를 대리고 올껄 그랬어... 아리아의 꽃 만개는 한점의 그림과도 같잖아? "


"지구라트의 백성들은 절대 볼수없는 전경이지요...최근들어서 그들의 폭정도 심각해지고 있다지요?. 곤란하군요... "


스텔라의 목소리에서 고뇌, 그리고 무언가 안좋은것이 느껴졌다. 그의 존재가 흐릿해진거같았다. 아름다운 전경과는달리, 그의 얼굴은 꽤나 창백해보였다. 눈에는 생기가 있었지만, 피부에는 생기가 없었다.


"...너 진짜 괜찮은거 맞아?. 요새 몸이 안좋아진거같은데? "


"판타지씨에 비하면 이건 가벼운 감기에 지나지 않지요... 저 말고 그녀를 걱정하십시오 카슨. "


"아니 그래도... 같이 일한 동료인데 걱정을 안할순 없잖아.. "


"진짜...괜찮습니다. 최근 셀레스티얼과의 연결이 희미해지고 있어서 말이죠... 아마 일종의 향수병인거같습니다.. "


"신족들은 향수병도 독한걸로 걸리나봐?. 이래서 셀레스티얼에 족치고 있으면 안돼. 방구석 니트처럼 지내지말고 가끔 하계에 놀러와야지. 쯧쯧"


"듣고보니 그렇군요."


카슨의 가벼운 농담에 스텔라도 웃었다. 잠시동안 둘은 꽃이 휘날리는 언덕을 바라봤다. 얼마나 많은 꽃들이 만개한건지. 몆시간이 지났음에도 꽃이 휘날리는순간은 멈추지 않았다. 바람역시 은은하게 멈추지 않았다. 정적을 깬건 카슨이였다.


"난 이만 가볼게. 비슷한 순간을 계속 보는건 지겹거든. "


"어디로 가시는겁니까? "


"글로리아. 도서관 정리가 잘되고있는지 보려고"


"꼭 잘되길 빌어야겠네요. 세상의 모든지식을 보관하는 아카샤 레코드.. 비록 완전히 완성되는 모습을 모두 보진 못하겠지만. 그 지식이 모이는 순간은 볼수있겠죠"


"글쎄다. 그러기전에 과로사로 뒤질수도 있지? "


카슨은 바닥의 그림자속으로 사라졌다. 친구가 사라지자, 스텔라는 다시 조용히 풍경을 감상했다. 그리고 어느세, 그는 조용히 잠을 들었다. 이번에는 어떤 노송의 이야기를 들을수있을까.






카슨은 마법으로 글로리아 국경지역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건물이 하나있었다. 고딕양식으로 만들어진 작은 건물. 예전에는 오두막의 형태를 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새련된 모습이 되었다니. 돈을 쏟아부은 보람이 있다.


물론 그것때문에 한동안 미트스튜만 먹는 신세가 되었지만


"저기요~?. 안에 있습니까?. 판타지? "


문을 열었다. 역시나 마법으로인해 안의 공간은 매우 크게 확장되어있었다. 아마 이 건물안의 세계속에서 이공간을 몆십개씩 달아뒀을것이다. 차원과 차원사이의 중간차원에 생겨난 자연적인 균열에서 에너지를 끌어와서. 이공간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명의 대현자가 아니라면 엄두도 못할 공법이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사실상 건물은 큰 의미가 없다. 건물은 이 차원도서관에 들어오기위한 문이니까.


카슨은 정문으로 보이는곳을 발견했다. 그 문을 열자 스펙트럼 시내였다.


"아니 이게 대체... 스펙트럼 시내에 건물을 세웠다고? "


"네. 맞아요"


뒤에서 들려오는목소리. 카슨은 뒤를 돌아봤다. 판타지 프리미스. 그녀라 마법사 로브를 입은체 계단에서 내려오고있었다. 노란색 계열의 흰색인 로브에는 수많은 마법진들이 그려져있었다. 천천히 계단에서 내려오는 그녀는, 어려보이는 외모이지만 아름다웠다.


"와...개쩌네. 설마 나온다고 그렇게 꾸민거야? "


"후후. 설마요?. 이 로브는 노바가 만들어줬어요. 그 아이도 참 대단하죠? "


그래 시발 존나 대단하다. 나중에 술 하나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카슨은 속으로 했다. 물론 그 생각을 판타지도 읽었다.


"술은 안돼요?. 아직 어리잖아요"


"너도 어리면서... "


"카슨도 마찬가지잖아요? "


"마법인은 원래 노화가 더딥니다요~."


카슨은 농담을 내뱉고는 도서관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다시봐도 굉장하네. 모든 지식을 모으겠다는 생각으로 이런걸 만든거야? "


"네. 언젠가는 이곳이 지식과 지혜의 노아의 방주가 되겠죠. 비록 그렇게되는것을 바라진 않지만... "


카슨은 단말기앞에 다가갔다. 단말기에 기록된 도서관의 이공간의 갯수는 총 120개였다. 그중 실제로 사용하는 이공간은 20개.


"아니 잠깐만, 나머지 100개는 굳이 만들필요 없는거 아니야?. 이공간을 만들기위해 사용한 힘이 아까운데? "


"그럴리가요. 제가 없는 후대에. 이 빈 자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할지도 모르잖아요? "


그런걸 걱정한답시고 빈자리를 100개나 만들다니. 카슨은 무심코 그녀가 참 대단하다는생각을했다. 이공간 하나에 행성 100개가 들어가는수준인데. 그걸 120개를 만들었다.


물론 그 대가인진 몰라도, 판타지의 얼굴은 창백했다. 밤새면서 만들었으니 당연한걸까.


"아...얼굴에 다 보이는군요... 잠을 못자서.. "


맙소사 그걸 또 읽은건가. 생각을 하면 족족 다 읽어내니 숨길수가 없다. 


"잠좀 자. 저번에는 시간선을 묶는거때문에 풍토병도 걸렸잖아. 이러다가 잠못자서 죽겠어? "


"아..아직 할일이 많은데... "


카슨은 그녀를 들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판타지는 놀랐다.


"...뭐하시는거에요? "


"목적지는 집으로!. 도착하실곳은 침대입니다! "


카슨은 판타지를 든체 그림자속으로 사라졌다. 스텔라가 집으로 돌아왔을때. 판타지는 침대에서 꿀잠을 자고있었다고한다.


물론 판타지가 해야할 일이라는것은 결국 카슨이 하게되었고. 이번에는 다크서클이 카슨에게 옮았고. 결국에는 둘이서 사이좋게 잠든 그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