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05. 10평 남짓한 자연과학관 교실. 고개를 처박고 열심히 핸드폰을 하고 있는 경수.


어......헥사 나이트로 헥사이... 아 아. 자이소.....부르치탄. 


 교실의 맨 앞 초록색 칠판에 판서를 적어 나가는 노교수. 남도의 사투리 억양이 강하게 느껴지는 말투였다. 원형으로 벗겨진 머리의 빈 부분이 형광등에 닿아 반짝였다. 


 많이 어렵죠? 하하.  어려우니까 내는 겁니다. 아무튼 이......헥사 나이트로.... 아무튼 이거는 나이트로아민 폭발물으로서 주로, 추진제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 된 것으로.....


 침이 튀어가며 열심히 수업을 이어나가는 노교수.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학교 책상 위에 앉아 있는 학생 누구도 노교수의 수업을 듣고있지 아니한듯 싶었다.  몇몇은 잠자고, 몇몇은 키득키득 웃으며 떠들고, 대부분은 고래를 책상에 처박고 열심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경수 또한 그런 학생들 중 하나였다. 

 

 '아이 씨발 뒤질꺼 같네. 으 씨발 내가 그러니까 섞어 먹지 말라니까.'


'그러니까, 하여튼 민경수 이 개새끼. 저거 술버릇이야. 술처먹으면 똥개새끼 되서 있는 음료 다 쳐넣는거.아니 씨발 여명808에 소맥은 왜 쳐 섞고 있냐. '


'해장 잘 된다고 쳐먹을땐 맛나게 다 쳐먹었으면서 씨발놈들이. 그리고 병철아. 너는 좀 돈이라도 좀 내고 말하자.'


'아이씨발 돈 들어오면 산다니까? 하 진짜 존나 꼽주네.'


'우리 병철이 돈이 언제 들어올까? 씨발 얻어 처먹은것만 한 반년 되지 않았냐? '


'6개월 하고 17일 지났다.'


'오호'


'그걸 씨발 다 세고 있냐? 좆천민 천민호 새끼야. '


'.....그날. 미나랑 헤어진 날이다.  니가 그때 교문 앞에서 막 찔찔 대고 우니까 감자탕집 가서 사 줬잖아'


'......그렇군.'


'아 맞네. 그날 씨발 과제 존나 남았는데 새벽에 대명 감자탕으로 불러서 술 존나 마셨잖아.' 


'ㅋㅋㅋㅋㅋ 이새끼 그떄 진짜 눈물 질질 짜는거 진짜 가관이었는데. 나는 무슨 씨발 교문 앞에서부터 그지랄 하길래 부모님이라도 

돌아가신줄?'


'ㅋㅋ ㅇㅈ 온갖 상남자 흉내는 다 내더니만 꼬라지가 아주 볼 만 했지? 하. 씨발 그때 경우가 없어서 이새끼 사진 못찍은게 한이다.

진짜 표정 존나 웃겼는데."


'하......시발년. '


'보고싶다. 미나야. 명호 꼬추는 빨 만하니? 씨발 그새끼 좆 번데긴데. '


미친새끼.  


큭큭큭큭.....


 자리에서 입을 가리고  웃는 경수. 노교수는 경수쪽을 한번 훅 훑어보고 수업을 이어나간다.  


전통적인 hmx기반의 추진제보다 20퍼센트  에너지를 더 낼 수 있으며.....


'그러고 보니 씹창이는 아직도 자냐?'



'몰?루. '


'카톡 1 안지워진거 보니까 아직도 쳐 자빠져 자고있나보네.'


' 으휴 병신. 그새끼 복학하고 나선 공부 열심히 한다고 하지 않았냐? 씨발 이 수업 한 두번 더 빠지면 f일 텐데'


'몰라 지가 알아서 하겠지. 내 학점이냐.'


'선창아! 나는 분명 전화했다! 부재중 전화만 5통 찍혀있는거 보면 알지? 있다가 확인 하고 지랄 하지 말기다? "


'그런다고 지랄 안하면 우리 씹창이가 아니지. '


'ㅇㅇ ㅇㅈ'


'ㄹㅇ ㅋㅋ'



 대화를 이어나가던 도중 곧 경수의 메시지 옆에있던 1이 지워졌다. 


'오 일어 났네'


'아주 지 이야기 하니까 바로 튀어나오는거 봐라.'


 경수는 실실 웃으며 구글 검색창 화면으로 나와 쏘우 시리즈의 빌리 인형 사진을 저장한 다음 단체방에 업로드하며 말했다.



'let the games begin 박선창. 넌 너의 학점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어. 10분 남았다. 학점을 살릴지 말지는 자네 몫이야.  '


'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


'경수야.'


'대출해달라는 개 씹소리는 니네 엄마한테 가서 해라. 잘못하면 나도 좆돼 이새끼야.'


'엄마'


'미친새끼가 진짜.'


'대출좀 해 줘라. 부탁한다. 나 씨발 이거도 f 맞으면 진짜 좆돼.'


'진짜, 안되겠냐?'


'그래 좀 해줘라 친구 좋다는게 뭐냐 경수야 ㅋㅋ '


'그래 ㅋㅋㅋㅋ


'아니 씨발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해라. 43명 있는 수업에 대출을 어떻게 해 미친새끼야.'


'야 그럼 나 좀 아프다고 말좀 해주면 안되냐? '


'너 병가도 3번 썻잖아. 병신아. 얄짤 없어 이번에 빠지면. 빨리 와 병신아.' 


'아니다. 생각해보니까 안 가도 됨.'  


'뭔 개소리야.'


'지난번에 출석 체크 한번 안했잖아. 아직 그래서 한번 남아있다. '


'맞네. 어플로 들어가서 보니까 아직 한번 남았다.'


'후.....시발 좆되는줄.'  


'아  까비.'


'그러게.'


'씹창아 배 안고프냐? '


'어제 하두 토를 해서 그런가 일어나니까 조금 출출한데 '


'야 그럼 국밥이나 조지자. 아바이 순댓국. ㄱ?'



'그럴까?'


'천민이는 안먹냐?' 


'나 뭐 하는중.'


'딸치는중, 확인.'


'확인'


'지랄 ㄴ 한 20분 걸리니까 먹을꺼면 먼저 드샘. '


'나도 그 쯤 걸림. 그냥 그때 먹으면 안되냐?'


'그럼 다 나올 수 있냐? ㅇㅋ 그럼 미리 가서 시켜둠.

여기서 한 10분 걸리니까.'


'나 순댓국 특.' 


'너는 고만 좀  먹어라 새끼야. 이제 살좀 뺄 때 되지 않았냐?'


'ㅗ'


'병신.' 


.....자.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경수가 카카오톡에 집중하는 동안 수업은 끝이났다. 구석자리에서 잠들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깨어나 크게 인사하고 자리에서 일어

났다. 경수 또한 지고 온 가방에 대충 꺼내놓은 책을 다시 넣고 가방을 싸  14805. 10평 남짓한 자연과학관 교실을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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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단어: 몰?루, 헥사나이트로 뭐시기. 남은건 내일이나 저녁쯔음에 마무리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