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이번 화에는 각종 수위높은 발언들이 많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이게 무슨일인가. 갑자기 출동하게 되었다. 지원요청이 왔다고 한다. 위치는 호라이즌 연구소. 뭐하는곳인지는 모르지만 거기서 무슨 괴물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힘겹게 훈련중이던 상황에서 얼떨결에 따라오게 되었다.


한가지 확실한것은, 이 인간은 운전할때는 미쳤다는것이다.


"끄악!. 좀 천천히 운전하세요!. 고속도로도 아니잖아! "


"지금 고속도로 따질때가 아니다!. 하필이면 그곳이! "


"아니 그러니까 호라이즌 연구소가 뭐하는곳인데요?. 무슨곳이길래 다들 그지랄입니까? "


순간 차가 멈춰섰다. 멈춰선곳은 어느 주차장이였다. 분명 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주차장으로 변했다.


"호라이즌 연구소는, 마법연맹 직속 연구시설일세. 과학,마법, 초상 법칙등.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현상을 연구하는곳이야. 그 위상은 차원도서관과 동급이라네. "


"그러니까 그곳에 괴물이 나타나서 난리라는거죠? "


"그냥 난리가 아니지. 호라이즌은 원래부터 괴물 격리시설이기도 했으니까. 이 연구소에는 지금 나타난 괴물보다 더 위험한것들이 득실거리고 있어. 녀석을 제압하지 않으면 더한놈들이 밖으로 나올수 있다"


사이키는 나에게 소총 한자루를 건내줬다. 총신에는 마법진과 마법 문자들이 빼곡하게 그려져있었다.


"자. 이걸 사용하게. 패턴제 무기라서 마력덕분에 기존총보다 더 강할거야. 탄약은 트렁크에 있으니 충분할만큼 가져오게"


"그 괴물. 죽일수는 있는거죠? "


사이키는 가죽장갑을 손에 꼈다. 손등에 진홍색 마법진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죽여야지. 어떻게서든"


괴물은 호라이즌 연구소 P 지부에 있다. 그리고 이곳이 P 지부다.






검은색 피 묻은 실들이 복도에 빼곡하게 뻗어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온갖 살점들이 널부러져있었다.


"..생각보다 심각하군"


"지금 토 안하는게 더 신기할 지경이네요. 그 괴물은 어디로 간거죠? "


"아직 이 지부안에 있을거야. 그나저나 이상하군. 외부에서의 침입이라면 엡실론 특전부 제 9부서에서 군대를 보낼텐데.. "


"근데 지금 여긴 특전부는 커녕 연구원들도 안보이는데요?. 보니깐 이것들은 죄다 괴물 살점같고"


"일단 더 진입하지. 실들은 조심하게. 특수한 입자로 만들어진 실이야. "


그순간 총알이 옆의 벽에 박혔다. 벽에 박힌 총알은 기화되어 사라졌다.


"아니 이게 무슨... "


"승우. 당장 피하게! "


그순간 복도 너머에서 누군가 걸어왔다.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소녀가 방독면을 쓴채로 걸어온것이였다. 양손에는 은색 권총을 들고 있었다. 또 잘못본건진 모르겠지만, 몸 주변에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아니 왜 이런곳에 어린아이가.. 거기 학생. 여기서 뭐하는거야?. 빨리 밖으로 나가"


"승우...충고해야할게 산더미군. 여기선 상대의 연령을 외형으로 판단하지 말게나. 그리고 두번째... "


순간 또다시 총알이 날아와 가드를 올린 사이키의 팔에 명중했다. 한가지 다른점은, 이번에는 총알에 나온곳에 소녀가 들고있던 권총이였다.


"시발.. 왜 갑자기 총질이야! "


"잘들어라. 저자는 보안부의 요원이다. "


"보안부?. 그건 또 뭐하는놈들입니까? "


"마법연맹의 규율 관리 부서. 연맹내에서는 청소부라 불리는 자들이다. 특전부조차 이들에게는 감히 함부로 대할수 없어. 그리고 지금 우리앞에서 서있는 저자가, 보안부의 최정예 요원이다"


"쫑알쫑알 시끄럽군. 제네바 앞에서 잡담이나 할 용기는 있나봐?. "


탄창이 떨어지고 장전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미 그녀는 싸울 준비를 마친 상태다. 벽과 바닥 곳곳에 박힌 총알들이 기화되어 주변을 가득 채운다.


"[머큐리의 축성]. 만신전의 이슈타르에게 축성받은 수은탄환을 쏘는 쌍권총. 착탄한 총알은 그대로 신체 내부에 파고들어간뒤 기화하여 몸 곳곳에 흡수된다. 너한테 대마법사의 로브가 없었다면 그대로 독에 찌들어 뒤졌겠지 법칙의 마법사. 하지만 옆의 어리버리한 녀석은 아무런 보호장비도 착용하지 않았네? "


그대로 총 한자루를 나한테 겨눴다. 나역시 마찬가지로 소총을 겨눴다. 가늠쇠에 그녀를 맞추자 총신의 마법진이 푸르게 빛나면서 전기 스파크를 튀었다.


"애송이한테 패턴제 총기를 쥐어주다니. 돼지 목의 진주목걸이군"


"승우. 물러서라, 넌 절대 저자를 이길수 없다"


"도망칠수도 없잖습니까. 그리고 저새끼가 뭔짓을 할지 모르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순 없죠"


"마법사의 말이 맞아. 나한테 총을 겨누는걸 보니 겁쟁이는 아니고, 오히려 배짱있는 친구야. 하지만 명심해, 넌 절대 제네바를 이길수 없어. 그리고 저 괴물도 이길수 없고"


순간 복도 너머로 구 형태의 살덩이가 굴러왔다. 내가 서있는곳은 어느새  복도 옆의 방안이였다. 사이키가 나를 이곳으로 옮겨준것이였다. 문너머에서 본 광경은 참으로 참혹했다. 제네바라는 녀석은 괴물한테 계속 총을 난사하는데, 총알이 먹히지도 않고 오히려 더 강하게 반응하는것같았다.


하지만 벽 사이사이에 뻗어있었던 은색 실과 닿자 순식간에 반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다른 실들역시 괴물들과 이어졌고 곧이어 은색과 검은색이 섞인 입자들이 실을 타고 괴물을 향해 날아왔다.


입자와 접촉한 괴물은 마치 믹서기에 갈린 과일처럼 수십번 갈라져 곤죽이 되었다. 만약에 내가 곧바로 문을 닫지 않았더라면 그 역겨운 살덩이가 나한테도 튀었을것이다.


"존나 살벌하네. 저 실이 저렇게 위험한거였어?? "


"...처음부터 이럴생각이였던건가. "


사이키는 가드를 취한채로 고깃덩어리를 뒤덮힌 상태였다. 사이키의 몸에서 진홍색 스파크가 튀자 살덩이들은 재가되어 사라졌다.


"너희들의 도움은 애초에 필요없었다. 여기는 제네바와 저사람이 있어도 충분하니까"


복도너머에 누군가 걸어왔다. 검은색 가운에, 은빛 자수가 그려진 망토를 두른사람이였다. 가장 눈에 띄는건 얼굴이였다.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귀신처럼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눈에는 초점이 없었고 꺼림칙한 웃음을 짓고있었다.


"수고했단다 아이야. 아, 손님이 왔구나. 이 보잘것없는 연구소의 작은 조각에 오는 덧없는 자들은 없는데 말이야"


아니 근데 목소리는 왜이렇게 나긋나긋한거냐?.


"dr.beritas, 저희는 손님이 아닙니다. 호라이즌 연구소 최고관리자, dr,horizon의 요청으로 온겁니다. "


"아, 사슬에 얽매인 자는 이 연구소가 자력으로 법칙을 초월한 미물들을 감히 해칠수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구나. 하지만 울타리를 넘는 자야. 이 시설에 청소부가 왔을때부터 이미 짐작한것 아니니?. 그의 목적은 미물의 진압이 아니라는것을 말이야"


그러고는 날 바라봤다. 하는말도 못알아죽겠는데 행동 하나하나가 꺼림칙하니 총을 내려놓을수 없었다.


"운명을 보지 못하는 아이야. 무엇이 두려워 손보다 큰 폭력을 손에 쥐려 하는것이냐?. 설령 그 방아쇠를 당긴다 할지라도, 나의 손이 너보다 크고, 나의 폭력이 너보다 거칠기 짝이없으니. 부디 그 손을 내려놓아주려무나"


"승우. 무기를 내려놓게. 이들은 적이 아니야"


"울타리를 넘는 자야. 이것이 필연적인일이니, 내가 지금 해야하는 일은 너희를 연구소로 안내하는거란다. 보안부의 아이야, 뒷처리를 맡아줄수 있겠니? "


"충분히, 갈무리를 해야하기도 하고. 먼저 가있어. 제네바는 나중에 갈테니까"





눈앞이 번쩍이면서 보이는곳은 난장판이였던 지부가 아니라 본부라 불리는 연구소였다. 그 크기는 차원도서관 만큼이나 컸다. 아니 애초에 연구소에 광장이 필요한건가?. 


그때 누군가 걸어왔다. 흰색 가운을 입고 페도라를 쓴 사람이였다.


"여어 베리타스. 존나 오랜만이네. 그 옆에는 누구냐? "


"이 아이들은 눈먼 외침에 이끌려온 자들이란다. 그 외침의 주인은 바로 이곳의 지도자지. "


"아... 그 개새끼가 일을 저질렀군. 뭐 괜찮아. 아는사람이니까, 그래서 법칙의 마법사?. 옆에 서있는 사람은 누구냐? "


"내 제자라네. 이름은 승우, 인사하게나 승우. 이자는 dr.good, 이 호라이즌 연구소의 고참 연구원이라네"


"그리고 망할 호라이즌의 따까리지. 그러니 편하게 굿 이라고 불러 친구. 아 그러고보니까 여기 바닥에 종이 본적 있어?. 내가 오늘 정액과 성관계와 관련된 초상적 강연을 지금 발표해야 되서 말이야"


바닥에는 종이라고는 보이지도 않았다. 아니 근데 잠깐만, 성관계?.


"뭐야. 몰라?. 야스 말이야 야스"


"dr.good... 굳이 이곳에서 그런 외설적인 발언을 하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 "


"아무렴 어떠니 아이야. 내 듣기에도 어감이 좋구나"


"그치!?. 역시 사람은 입에 야스를 달고 살아야해. 누구나 길을 걷다가 '아 야스 하고싶다'라고 마음편히 말하면 얼마나 좋겠냐? "


"굿 박사.. 자넨 결혼도 하지 않았잖는가? "


"안한게 아니라 못한거야. "


굿의 안습한 말에 다들 말을 잇지 못한다.


"아이야. 이 연구소에서 이들을 안내하는 역할이 배정된게 너란다"


"뭐야 진짜로?. 호라이즌 이 개새끼가 짬처리도 적당히 해야지!. 뭐 어쨌든, 그럼 일단 나좀 도와줘라. 둘러보는건 좀 나중에 하고"


어느순간부터 베리타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굿의 손에는 시뻘건색의 종이가 있었다. 솔직히 진짜로 존나 불안하지만 일단 초대를 받았으니 응해줘야하기에 나와 사이키는 굿 박사를 도와주기로 했다.


그때 거절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여러분!. 야스는 무엇입니까!?. 바로 섹스입니다!!! "


보라. 이 미친것의 정신나간 입놀림을!. 겨우 몇문장만 말했을뿐인데 사람들이 전부 사색이 되었다니!. 강연은 얼어죽을 그냥 아무말 대잔치나 하고있다.


강연을 끝난뒤에는 연구소 휴게실 테이블 위에 서선 크게 말했다.


"여러분!. 님이 무엇입니까?. 님은 바로 스파게티 괴물을 말하는겁니다 여러분! "


근데 시발 그것에 호응하는 인간들도 있다. 휴게실은 어느세 스파게티로 난장판이 되었다.


"역시 하얗게 불태우고 난뒤에는 술한잔이 최고지. 니들도 마실래? "


술의 색은 약간 밝은 녹색...아니 잠깐만. 이거 민트초코 넣었습니까?? 


"야 시발 당연하지 민트초코를 안넣으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야 이 새끼야"


아니 애초에 술에다가 민트초코를 타먹는경우가 있나?. 시발 이게 뭔 소리야


"점원!. 여기 7000 크레딧 짜리 아이스커피 따뜻하게 만들어줘"


7000 크레딧. 무슨 커피가 그렇게 비싼걸까,아니 그건 그렇고 아이스커피는 애초에 차가운 음식 아니야?.


"그래서 따뜻하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한거잖아. 알아서 유도리있게 만들겠지. 못만들면 민트초코 원샷하는거고"


시발 살면서 처음으로 민초파를 눈앞에서 마주할줄은 몰랐다. 아니 사이키 이거 어쩝니까?. 이 개판을 언제까지 봐야하는건데요??


"dr.good, 우리가 이곳에 불려온 이유를 자네는 알고 있는건가? "


"야 그건 내가 묻고싶다. 난 갑자기 떠밀려온 짬처리때문에 머리아파 죽겠는데 너희도 그걸 모른다고?. 그새끼가 아무것도 말 안했어? "


"우리가 알고있는건 P지부에서 일어난 괴물의 습격을 막기위해 관리자 호라이즌이 우리에게 연락을 취한것이다. 근데 알고보니 P 부서는 우리가 없어도 충분히 상황을 종료할수 있었어. 마치 우릴 대려오려는 명분으로 쓰는것처럼"


순간 굿 박사는 로봇점원이 가져다준 따뜻한 아이스커피를 머리위에 깨고는 민트초코 섞인 술을 원샷했다.


"이야 따뜻하네. 역시 골때릴땐 따뜻한 아이스커피지. 자 이제 장난 그만하고 따라와. 점원, 여기 돈 두배로 얹을게. 맛있었어"


그러고는 커피에 잔뜩 젖은 몸을 이끌고 뭔가 웅장한 걸음을 하면서 휴게실 밖으로 나갔다. 난 슬그머니 로봇점원에게 다가갔다. 아니 저사람 원래부터 저러는건가요?


"말도 마십시오. 인간세상의 종말과도 같은분입니다"


존나 신기하네. 로봇목소리에서 어이없다는 감정이 느껴지다니





중앙구역을 벗어나자 끝없는 복도가 보였다. 매우 커다란 복도의 벽들에는 커다란 문과 잠금장치들이 있었다.


"아까 탈출했던 괴물의 시체는 임시구역에 격리중이야. "


이상하다. 그 괴물은 분명히 그때 죽었는데?. 왜 격리를 한거지?


"죽은건 맞아. 단지 그로인해 생겨난 생체부산물, 쉽게 말하면 그 괴물새끼의 시체에서 아직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있거든. 베리타스가 아주그냥 산산조각을 냈었는데 어느세 다시 뭉쳐져서는 주변 물질들을 흡수하고있는중이야"


"격리시설은 흡수할수없는 물질들로만 이루어져있겠지?. 만약 그게 아니라면 더 골치아파질것이야"


"물론이지. 격리실 벽의 마력흐름을 불규칙적 파동형태로 설정해놓았어. 간단히 말하자면 1초마다 암호가 바뀌는 문을 놓은셈이지. 연구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만 투여중이다"


만약 저것이 격리실 문 부수고 들어오면 좆되는건 아닐까?.


"그럴일은 없을것입니다"


그때 누군가 복도 너머로 걸어왔다. 팔에는 완장을 차고 군용캡을 쓴. 딱봐도 교관느낌이 나는 사람이였다.


"만나서반갑습니다. 호라이즌 연구소 중앙지부 오퍼레이터 지휘관 op.37이라고 합니다"


"오 삼칠아. 드디어 왔구나. 올때 술한병 사달라고 내가 부탁했는데 사왔지? "


"내가 니 부탁을 들어주는 날이 오는것보다 내가 직접 널 대수교 밑바닥에 쳐넣는게 더 빠를거다. 술같은소리하고있네. 지금 긴급상황인거 모르는건가 dr.good? "


"아 진짜 왜그러냐. 나도 지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 이친구들이랑 진지하게 토론중이였다고?. 심지어 그중 한명은 대마법사니 매우 의미있는 토론이 되었지. 너도 알잖아. 법칙의 마법사가 내 뻘짓을 좋아할거같아? "


놀랍게도 당당하게 이인간은 거의 100% 거짓말을 하고있다. 여기까지오면서 이사람이 한건 모두 뻘짓뿐이였다. 아무래도 사이키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것같다. 원래 이렇게 인내심이 높으신 분이셨나?. 아니 그래서 우린 언제 가는겁니까?


"아. 실수했군요. 사실 닥터 호라이즌께서 두분에게 어떤 유물을 전달하라고 하셨습니다. 정확히는 그쪽의 인간분께 전달드리라 하셨습니다"


op.37은 007 케이스를 가져오더니 우리 눈앞에서 열었다. 케이스 안에는 달걀이 들어있었다.잠깐, 달걀?


"네. 이 유물은 호라이즌 연구소에 최근 들어온것입니다. 총관리자께서는 이를 전달해드리라 하셨습니다. 받으십시오"


난 달걀에 손을 뻗었다. 그냥 평범한 달걀처럼 생겼다. 촉감도 이상하지 않고, 만약 여기가 부엌이였다면 바로 프라이팬에다가 간장 조금 뿌려서 스크램블로 구우면 밥 한그릇 뚝딱인데.


[그 소원 이루어주마]


그리고 그순간 옆의 격리실 문이 박살나더니 사람 키만큼 큰 닭들 수십마리가 나와서 복도너머를 달려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연구소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뭐냐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