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워찌 만났는지 궁금하당가?"

"그지요. 이역만리 타국 사람을 워째 만났는지 지는 허벌나게 궁금하요."

"孝之が話そう"

"いいよ"

남편은 이내 그 일본 사람과 다시 두 마디 대화를 나누더니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 친구가 말하믄 나가 다시 바꿔서 말해줄텐께 그렇게 알아들으시요잉."

"알갔시요."

그러면서 그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저는 길호처럼 여수에서 태어났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일본인이셨지만 여수에서 태어나셨고, 여수를 고향으로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지방을 미카와 지방이라고 하는데 제 할아버지 대에 미카와에서 여수로 이주한 일본인이 상당히 많았고 저희 할아버지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순간 놀랐다. 어쩌다가 여기서 태어났을까?

"저희 집처럼 고기를 잡으려고 이주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그때 살았던 집은 지금은 없지만 하얗고 작은 연립주택이었어요. 저희처럼 물고기를 잡아서 파는 집이 상당히 됐었습니다. 아버지가 말하시길 물고기는 연중 풍부했다고 하더라고요."

듣다 보니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그라믄 아버님이랑 어머님은 워째 만나셨당가요?"

남편이 내 말을 통역해주자 그는 시원한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그게 궁금하셨군요. 저희 아버지는 어부의 아들이었고, 어머니는 이곳에 와서 조선소를 차리신 분의 딸이었습니다. 같은 마을이다 보니 어째저째 만나면서 얼굴을 보셨고, 어머니께서 먼저 고백해서 사귀셨다가 결혼하시고 저를 낳으셨습니다."

"워메, 참말로 많이 왔는갑네요. 결혼까지 할 정도면."

"거의 마을을 하나 만들었으니까요. 지금 충무동 쪽에 많이 살았어요."

"워메워메 참말로 먼 나라까지 와서 고생했겠시요잉."

"고생을 하긴 했는데 지금 이 말을 하려니까는 조금 죄스러운 마음도 드네요."

"뭣이 어째서 그라요?"

"어쨌든 그 시대에는 일본이 여러 가지 만행을 저질렀으니까요."

"고것은 윗대가리들이 거석한기제 밑에 사람들이 거석했당가요? 별걸로 미안해 하고 그랴."

내 말을 들은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남편에게 무어라고 속삭였다.

"여보가 참으로 호쾌하다고 하네 친구가. 훠훠"

"아따 저 양반이 나가 속 넓은 건 우찌 아는갑소. 하하하"

"근데 어디서 타는 냄새 안나능가?"

"아따 서대 올려놓은 거 타겠구마잉 워메 내 정신이여"

급히 올려놓은 서대의 냄새와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밥먹음시로 또 야기협시다. 궁금한 게 참말로 많아요이."

그렇게 우리 넷은 밥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필력이 딸려서 2편은 다음시간에-

※미카와 지방: 일본 아이치현 동부. 토요타 자동차의 본사가 있는 토요타시 등이 속하는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