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술잔만을 바라봤다.


"아버지가 죽는 걸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는 노릇인데..."


그때 밖에서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나는 방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아버지가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에게 끌려가고 있었고 금이랑 옥이가 아버지의 바지 밑단을 붙잡고 울고 있었다.


"아버지!!!"


나는 다급하게 방에서 나와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이게 뭐하시는 겁니까! 아무리 아버지가 신에게 바칠 천자라고 하여도 이건 아니잖아요!"


"천자라고 우리가 존중을 해야하는거냐! 이건 제물이야. 신에게 죽을 녀석이라고! 네 놈이 아무리 그렇게 한다고 해도 반항한다면 우리는 폭력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도 모르나!"


나는 아버지를 보았다.

늙고 노쇠한 아버지를 이렇게 보내는 것이 맞는 걸까.

만약 아버지가 이렇게 간다면 내 동생들은 제물의 아이라며 따돌림을 당할게 분명하다.


나는 아버지가 다친 상태로 끄응거리는 신음 소리를 듣고 결심했다.


"내가 천자가 될게요! 순순히 갈테니 우리 아버지를 내버려두시죠."


복면 쓴 남자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하! 네 녀석이 천자가 되겠다고? 이녀석 꽤 용감하구나! 좋다. 너를 데려 가주마. 

너는 스스로 가는 것을 선택 했으니 우리 신도들이 소원 하나를 들어줄게. 뭘 바라지?"


"아버지의 치료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제 동생들이 평범하게 지내도록 해주세요."


"좋다. 원래는 하나만 들어주겠지만 너는 당돌하니 두 가지 전부 들어주겠다."


나는 그렇게 잡혔고 의식용 의복을 입어 제단 위에 올려졌다.


"신이 널 데려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마디  할 수 있게 해주마. 뭘 말할텐가."


"마지막이요.... 하.... 알겠습니다. 아버지 제가 선택한 것이니 저를 원망해도 좋아요. 

금이, 옥이 너희는 잘 커서 아버지를 잘 보살피면 좋겠구나."


"이제 다 끝난거냐. 그럼 의식을 시행 하도록 하지."


그때 땅이 흔들리며 뒤에 있던 산에서 거대한 늑대가 나타났다.


"보라! 신이 천자를 데려가노라!"


모두가 소리를 질렀고 늑대가 옷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