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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는 선선하나 볕이 따스하다. 괜히 높은 신발을 신은 나는 강변의 조약돌 위로 부축을 받으며 조심스레 걸어다녔다.
저기 오리들이 헤엄치고있어요.
여기는 비슷한 벌레들이 많이 모여있어요.
근교임에도 주변에는 사람이 꽤 많고, 인적이 드문곳이 아님에도 풀이 무성하고 주변에 많은 숨이 있다.
그렇네.
내가 어릴때는 이 주변이 전부 논밭이었고..
돌 사이사이 작은 거미들이 또르르 미끄러져다닌다.
여기는 많이 깊어서 어릴땐 여기서 수영을 하고 놀았어.
강에서? 수영 잘해요?
꽤 잘하지.
그때는 다들 그러고 놀았어
우리는 괜히 오리를 구경한답시고 물 가까이 다가가기도 했지만
무심해 보이던 오리들은 사람을 피해 멀찍이 물러섰다
조약돌 사이로 자란 소리쟁이 위에서 빼곡하게
짝을이뤄 등에등에 올라탄 벌레들.
이들은 곧 알을 낳고 새끼를 까고..
소리쟁이를 먹고 살았으니
늦가을 즈음에 바닥으로 떨어지면 소리쟁이가 되겠지.
집을 짜는 거미를 한참 들여다보다 살갗이 따뜻해진 후
우리는 함께 강둑을 엉금엉금 올라갔고
수영이 서툰 나는 당신의 하얀 맨살을 생각했다.
깊고 파란 물속에 하얀 살이
따뜻하고 매끄러운 살
우리 저 쪽 다리까지 걸어가 보자.
발은 안 아파?
하나도 안 아파요.
사람들이 볕 아래 느긋하게 돌아다닌다
노인네들이 모여 게이트볼을 친다
장을보러 집을 나서고
새끼를 이고 소리쟁이 위를 돌아다닌다.
소리쟁이가 되는것도 무섭지 않구나
그런생각이 든 것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