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흡혈귀의 왕, [진조].

늑대인간의 왕, [울프헤딘].

그리고 골렘의 왕, [옵티ㅁ스 프라임].


모든 마물에는 자신의 종족을 통솔하는 왕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왕은 그 종족의 시발점이다.


"흡혈귀는 진조가 인간사냥하다가 생겨난 종족이란 거 들었어.

늑대인간은 울프헤딘이 동네 똥개들 훈련시키다 잘못 만들어진 거라고 들었고.

너희 종족도, 네가 만든 거지?"


용사를 앞에 두고서 짝다리를 건방지게 흔들던 남성, [음푸우] 가 입을 열었다.


"제법 공부를 했나보군요, 용사."

"그들에게 직접 듣고 온 거야."

"옵티ㅁ스는 찰흙놀이하다가 골렘을 만들었죠. 저도 그렇게 우연히 만들었을 수도..."

"그랬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 너의 피조물들은 무언가 강한 의지가 엿보였으니까."


강한 의지.

비틀린 욕망도 의지라면

[음푸우] 의 피조물들은 그 무엇보다 하나되고 그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네 피조물의 행동은... 불규칙했어. 예측하기 힘들었고.

하지만 내겐 일련의 규정을 지닌 듯 보였어.

아마 창조주인 너의 의지가 그들에게도 심어진 것이겠지."

"말은 대단히도 하는군요. 지금 당장이라도 절 죽이고 싶어하는 주제에."


실제로, 용사의 검은 떨리고 있었다.

죽음을 원한다면서 떨리고 있었다.


"그래도 알고 싶어. 그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게 된 이유가 뭔지. 왜... 어린 아이들이 그렇게 잔인하게 죽어야 했는지."

"... 혹시 알고 있습니까?"


음푸우는 손가락을 펼쳤다.

7개의 손가락.

일곱 대죄를 뜻하는 금지된 손짓이었다.


"[모든 마물은 일곱 죄악의 뒤틀린 현현이다] 라는 이야기."

"7죄악설 말이야?"

"그렇습니다. 저희 마물들조차 잘 모르는 마물의 태생을 다룬 가설 중 하나죠.

개인적으론 제일 좋아하는 가설입니다만."


7죄악설.

음푸우의 설명 그대로, 사람의 영혼이 일곱 죄악의 뒤틀린 모습으로 타락한 게 마물이 된다는 기원론이다.

이론적 특징으로 동일 종류의 마물은 동일 죄악의 변형이란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진조를 포함한 모든 뱀파이어는 자신의 자존감 (프라이드) 만을 중시하는 대죄, [오만]의 현현이라고 한다.

늑대인간은 [폭식] 의 현현이고.


"그게 실제로 맞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저도 제 피조물들 만들 때 감정이 섞여들어간 건 있거든요."

"감정?"

"아마 그게 저희 종족의 죄악이겠죠."

"들어간 감정이 뭐였지?"

"[색욕], 사랑입니다."

"사랑이라고? 그게 사랑이었다고?"

"조금 독특한 형태의 사랑이었죠."


사랑.

용사의 두 눈에 잔인하게 죽어가던 마을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실컷 겁탈을 당한 후에 죽음을 맞이해가던 마을 청년의 모습도 스쳐 지나간다.

피를 한움큼 떨구던 어린 아이들의 모습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안겨 숨이 끊어질 때까지, 회복 마법을 못 배웠다는 핑계로 아무 것도 못하던 자신의 모습도 스쳐 지나간다.


"그게 다 사랑이었다고?"


용사가 중얼거린다.


"사랑이죠.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입니까."

"... 뭐?"

"하아. 아무래도 용사님이 요즘 유행에 어두우신 모양이군요."


음푸우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말이 닿지 않는 것에 대한 한탄이었다.




























"얀데레는 순애입니다."

"이딴 건 정통 순애가 아니야!"


용사는 일갈과 함께 마왕, 음푸우의 목을 날린다.

훗날 용사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 받는 성과 중 하나였다.


ㅡ <[좀비] 의 왕, 식인 시간 얀데레 BL충 마왕, [음푸우] 격퇴기> 중 일부 발췌 ㅡ





반론 가져 옴.
창문챈이니까 문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