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4. 새벽 오전 2시 반에 샛강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라는 나라가 있었던 함안 말리산 고분군으로 3~4시간 가량 밴을 타고 도착했다. 감독의 잡일이나 촬영팀의 잡일을 도맡아 하는 AD(Assistant Director) 보조의 신분으로. 아침을 가볍게 제공받은 돈까스 김밥 한 줄을 토막내어 종이 박스에 보관된 도시락으로 해결한 뒤, 차량이나 길 가의 사람의 접근 통로, 사진 촬영을 제한하는 일을 하였다. 주변 사람들의 연기(煙汽), smoke가 보일 때면, 난 잠시 건강을 회복하고 맑은 공기를 찾아 이리저리 피해다녔다. 모순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의 삶은 언제나 건강을 1순위로 추구했다. 나무 아래에서 여러 각도로 선풍기로 벚꽃을 뿌리며, 한 여성이 안대를 쓰고 칼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하는 업무를 촬영하는 씬을 위해 가장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통제와 대기를 반복했다. 날씨는 초봄이라서 새벽에 바람막이와 맨투맨하나, 대낮인 오전9시~오후4시 가량은 반팔 하나를 입어야 할 정도로 약간 후덥지근하였다. 점심은 도시락과 된장국이였고, 중간중간 수분을 충전할 수 있는 휴대용 정수기로 수분을 충전했다. 촬영을 할 때면 항상 주변 시민들이 하는 말이 있다.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 등의 촬영 가능 유무와, 배우의 이름, 촬영 시간대, 방송국 이름과, 드라마나 영화 이름등이 대부분이다. 일부는 우리의 말을 무시하고 촬영지로 들어가거나 사진을 함부로 찍을 때면, 제어해 사진을 찍는 외부인들의 동선을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감시하였다. 중간 중간 촬영용으로 쓰일 벚꽃이 떨어질 때면, 근처 길가의 벚꽃 나무에서 벚꽃을 따는 작업을 했다. 사쿠라라는 단어가 머리속에서 연상되었다. 주위에서 오는 벌의 모습에 적당히 따고 돌아가자는 마음이였다. 촬영이 끝날 때쯤, 구청에서 오는 사람들, 지역 주변 학생들은 노트를 찢고 네임펜이나 마카 등으로 촬영이 끝날 때쯤 줄을 불규칙하게 서서 사인을 받았다. 학생들 중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머리색이 중간중간 노란색으로 염색된 아이도 있었는데, 주변 학생들이 근처에 오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장면을 보면서, 따돌림 당했던 어릴 적의 나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나는 코까지 밖에 올라와 있지 않은 그 아이의 마스크를 보면서 친절한 목소리로 "마스크" 밖에 이야기 할 수 없었다. 나를 포함한 AD보조들은 뿌려진 연꽃 잎들을 석유를 뿌려 작동하는 청소 기계


로 청소하고, 촬영 기구들을 받쳐야 하는 모래주머니, 의자 등의 각종 기계들을 트럭에 싣는 일 등의 잡일을 했다. 쌓여진 쓰레기 봉투를 정리하고 내가 타고 온 밴에 실어 근처 길가 쓰레기 처리장에 버릴려고 했지만, 기사님이 냄새난다고 거부하면서 그렇게 밴을 타고, 근처 휴계소에 가 라면을 먹고 집에 오는 일로 하루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