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단칸방은 남의 나라,


사회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다시 성찰을 해 볼까,


짠내와 거짓말이 두둑히 담긴

이번 달치 월급 봉투를 받아


파일 담긴 유에스-비를 들고

오늘도 회사에 그저 일하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양심을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허무하게 살아가는 것일까?


시조차 쓰기 어렵다는데

성찰이 이렇게 쉽게 되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인가.


단칸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전등을 꺼 빛을 조금 내몰고,

평소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평소의 나,


나는 나에게 헤진 손을 내밀어

거짓과 가식으로 잡는 훌륭한 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