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불빛에
글을 두서없이
써내린다.
휜건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니
나는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힘겹게
한 줄을 써낸다.
소 없는 목동이
구슬피 호드기를 분다.
소 없는 목동이
소리를 내는 것은
어딘가에 있을
소를 부르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목동임을
잊지 않기 위한 것일까
내가 이 글을
쓰고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글이라는 가축을
부르짖는 이유가 무엇인가
글로써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욕망 때문인가
아니면 나의 존재를
글로써 확인하기 위함인가
나는 목동이다
천연덕스럽게 호드기를
불고있다.